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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ul 02. 2024

날이 갠 건 좋은데

2024년 7월 2일 화요일, 흐림


오후부터 하늘이 갠다는 말은 있었다. 완전히 맑게 갠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많은 양의 구름이 하늘을 잔뜩 뒤덮고 있다. 아무리 봐도 금세 물러날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마치 어린아이가 건드리기만 하면 울음을 터뜨릴 듯한 태세, 지금 하늘이 딱 그렇다. 조금 농담을 보탠다면 아주 긴 장대로 하늘을 쿡, 하고 쑤셔놓으면 금방이라도 한 바가지 퍼부을 것 같다.


비를 싫어해도 이럴 바엔 차라리 한바탕 쏟아지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스멀스멀 올라오는 이 불쾌한 끈적함은 달랠 수 있지 않을까? 등줄기에 땀은 없는데 이미 옷은 피부에 들러붙고 말았다. 그야말로 날씨 중에서는 최악이라 아니할 수 없는 지경이다.


늦은 저녁, 왜관읍 내에서 저녁거리를 때웠다. 때마침 도착한 버스에서 내리면 1시간 15분 정도를 기다려야 기차가 있다. 기다렸다가 집에 가서 저녁을 먹기엔 너무 늦다.


날이 갠 것까지는 좋았다. 다만 예상했던 대로 하늘이 걷히기가 무섭게 그 특유의 꿉꿉한 기운이 이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오늘밤도 편히 잠들진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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