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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ul 28. 2024

다 늦은 오후에

2024년 7월 28일 일요일, 맑음


시간이 많이 지났다. 집 청소를 한판 끝내고 점심을 먹고 나니 어느새 오후 두 시가 다 되어가고 있다. 가방을 둘러매고 집을 나서려니 지금 이 시간에 어딜 가느냐고 묻는다. 공공도서관에 가서 책이나 몇 권 빌려오겠다고 했다. 정말 책을 빌리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가면 3시쯤, 더군다나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후 5시에 문을 닫으니 뭘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도 주말을 즐길 권리가 있는 건 분명한데, 그래도 주말에 더 시간이 많이 나는 이용자 입장에선 아쉽지 않을 수가 없다. 아침 일찍 가서 밤늦게까지 있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그게 안 된다.


머릿속은 무슨 책을 빌려올 건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 미리 검색해 보니 하필이면 내가 찾는 책들이 죄다 보존 서고에 들어가 있다. 그것도 1과 2 서고에 사이좋게 나뉘어 있었다. 빌리려면 사서에게 일일이 책 제목을 적어줘야 한다. 귀찮아도 책을 빌려가려면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사서가 직접 보존 서고에 가서 책을 들고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어떤 기준에 따라 일반 서고가 아닌 보존 서고에 책을 보관하는지 알 수 없으나 사람들이 가장 덜 찾는 책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그런데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사람들이 덜 찾는 책 중에서 의외로 좋은 책이 많다는 걸 말이다. 아니면 내가 책을 고르거나 좋아하는 기준이 유별나기 때문일 수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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