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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ug 15. 2024

사람 쓰레기

삼백 아흔한 번째 글: 사람이라면 최소한 사람답게 행동을 해야……..

아제 늦은 오후, 시내에 볼 일이 있어서 잠시 다녀오던 중이었습니다. 그때가 아마도 저녁 7시 30분경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최악의 러시아워 시간은 지났다고 해도 여전히 한창 많은 사람들이 왕래할 때라 지하철에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이 가도 합니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 가고 있는데, 한 남자가 터덜터덜 걸어 들어오더군요. 사람들이 앉아 있는 자리를 지나는데 보니 눈이 퀭합니다. 이른 초저녁부터 한 잔 걸친 것 같이 보이진 않았습니다만, 어쩐 일인지 지나가는 본새가 석연치 않습니다.


그게 동물적인 감각 때문인지 앉아 있던 사람들도 터덜터널 걷고 있던 남자를 힐끗힐끗 건네봅니다. 한참을 지나는가 싶더니 바로 사진 속의 저 자세로 저렇게 덥석 누워버리고 맙니다. 아무리 모든 사람들이 모두가 경우 있게 사는 건 아니라고 해도 보는 사람마다 뭐라고 궁싯거립니다. 굳이 그들의 말을 요약하자면 이 한 마디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거, 미친놈 아냐?


물론 그는 미치진 않았을 겁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저딴 행동을 하고 있느냐는 뜻이 담긴 눈빛을 사람들이 보내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그러거나 말거나 당연히 저 남자는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너무너무 피곤해서 오직 머릿속에 어떻게든 누워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저런 행동을 해선 안 되는 것입니다. 저러고 있다면 어지간히 용기 있는 어르신들이 아니라면 입 한 번 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얼핏 나이로 보면 많아 봤자 저 보다 십 년 위로까지는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 말은 곧 괜스레 '같이 좀 앉읍시다'라는 말을 꺼냈다가 되려 봉변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우린 흔히 몰상식의 끝판왕을 '인간 말종'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그런 호칭을 들어야 할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밑도 끝도 없이 아무에게나 그렇게 말하는 건 아니니까요. 자, 그렇다면 지하철에 저렇게 버젓이 쳐 누워있는-우리 경상도에서는 저런 행동을 하고 있으면 누워있다고 하지 않고 쳐 누워있다고 표현합니다- 저런 사람에게 이런 호칭을 붙이는 건 적절할까요?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말종'이라는 극단적인 단어까지 갖다 붙이기엔 모자람이 있습니다. 이건 어쩌면 '악'의 성향에서 나온 행동이라기보다는 못 배웠기 때문에 나온 행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실제로 정신 활동에 있어서 모종의 질환이 있거나 말입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에게 '사람 쓰레기'라는 호칭을 붙이곤 합니다. 그는 엄연한 사람이니 쓰레기일 리는 없습니다. 다만 쓰레기 같은 짓, 즉 인간이라면 내다 버려야 할 만한 짓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사람 쓰레기라는 표현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 들어서 자주 느낍니다. 저렇게 극단적인 모습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별의별 사람들을 다 만나게 된다고 말입니다. 그 별의별 사람들이 한결같이 보여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옆에 누가 있건 말건 간에 혹은 그곳이 어떤 곳이건 간에 자기가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산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저렇게 행동하는 것이 자기만의 개성이라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내가 하고 싶은 타인의 눈치 보지 않고 마음대로 하며 산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오면 비켜주면 되는 아니냐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무리 사람이 없다고 해도 사람이라면 저런 행동을 해선 된다고 말입니다. 설령 같은 객차 안에 자기 혼자 있다고 해도 저런 몰상식한 행동을 해선 되는 것입니다.


사람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는 세상입니다. 조금 과격하게 이야기하자면 저런 사람들은 이 인간 세상에 함께 살아가야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기 때문입니다. 쓰레기는 쓰레기 수거 차가 와서 가져가는데, 저런 사람 쓰레기들은 누가 거둬가야 할까요? 언제든 어디에서든 저 역시 사람 쓰레기가 되지 않기 위해 늘 긴장하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P.S.) 일면식도 없는 저 남자분에게 괜한 시비를 건 것 같긴 하나, 저는 저런 쓰레기 같은 사람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가지지 않으려 합니다. 왜냐하면 저 사람은 사람이 아니니까요.


사진 출처: 글 작성자 본인이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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