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일 차.
별 이유 없이 어제는 글을 그다지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지 지금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사실 앞에서 먼저 말했었습니다. 별 이유가 없다고 말입니다. 물론 그런 생각을 해보긴 합니다. 정말 쓰고 싶었다면 글을 못 썼을 만한 이유를 찾았을까, 하고 말입니다. 어쨌건 간에 글을 쓰기 싫었으니 안 쓴 게 아니었을까요?
결과적으로는 어제 하루 종일 빈둥거리다가 겨우 1편의 글만 썼을 뿐이었습니다. 글을 쓰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을 했다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어제 하루를 푹 잘 쉬었고, 다른 더 하고 싶어 하는 일에 그 시간을 썼으니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최근의 제 생활 패턴을 보더라도 어제와 같은 일은 다시 이례적이긴 했습니다. 어제처럼 그렇게 달랑 1편의 글만 쓴 건 거의 반년 정도 만에 있었던 일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원래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성에 차지 않게 하고 하루를 넘어가면 다음 날 더 하고 싶기 마련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늘은 눈을 뜨자마자 어제보다는 조금 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금 원하는 만큼 글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며칠 전부터 제게 더 맞는 운동 방법을 찾고 있더군요. 식상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운동 루틴을 구상 중이다 보니 아무래도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되고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주말인 어제와 오늘을 이용하는 게 제게는 무엇보다도 합리적인 이유였고요.
할 수 없습니다. 하던 뭔가를 바꾸려면 일종의 기초 공사가 필요한 법입니다. 한 며칠간 계속 생각에 골몰했습니다. 하루로 빠지지 않고 운동을 해왔지만, 조금 더 큰 자극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팔이 후덜 거릴 정도의 운동 강도가 필요한 것 같아서 새로운 루틴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운동을 끝난 뒤에 보람을 느끼는 정도로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끝난 뒤에 못해도 10분 정도는 물병 하나를 들 힘도 없어야, 속된 말로 탈탈 털어야 제대로 운동을 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행스럽게도 방금 전 새로운 운동 루틴 구상이 끝났다.
4가지 푸시업 상체 운동(15분) -> 스쾃(11분) -> 푸시업 타바타(11분) -> 런지(11분) -> 복근(13분) -> 10kg 덤벨 팔 운동(14분)
운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모두 합하면 75분, 즉 1시간 15분입니다만, 중간에 휴식 시간까지 포함하면 대략 1시간 반 정도는 소요될 것 같습니다. 순서로 보면 푸시업 두 가지를 모두 하고, 다음은 스쾃과 런지를, 그리고 팔 운동에 이어 복근 운동으로 마치면 좋겠지만, 상황이 그렇게 완벽하게 제가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을 테니, 여섯 가지 운동을 하나하나 체크해 가며 언제 어디에서든 마칠 수 있는 걸 목표로 할까 합니다.
이 밤에 내일이 상당히 기대가 되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