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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an 23. 2024

오늘도 집을 나섭니다.

078.

다들 입만 열면 춥다고 난리입니다.

추운 건 틀림없으니 그들의 말이 틀린 건 아닙니다만,

추우니까 겨울 아닐까요?

겨울이 덥다면 그게 더 이상할 테지요.


간밤에 나는 모처럼 단잠을 잤습니다.

뒤척이지도 않고 누운 자세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시 아침에 일어났습니다.

어젯밤 당신에게 보낸 메시지에 적혀 있는 내용처럼 말입니다.

당신도 그렇게 잤는지 궁금하네요.

잠자리가 불편하지는 않았는지,

뒷산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몸을 떨지나 않았는지 걱정이 드네요.


조금 전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당신에게 보낼 노래 한 곡을 녹음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 추운 날씨에 뭐 하는 짓이냐는 듯 쳐다봤지만,

고작 그런 것에 신경 쓸 내가 아니지요.


나는 당신이

오늘 하루도 따뜻하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아침이든 아점이든

제대로 한 상 차려 식사했으면 좋겠습니다.

밖을 나가서도 추위에 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매일 듣는 라디오 채널에서 당신이 즐겨 듣는 노래들이 나와

당신의 하루가 풍성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점심 정도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는 남이 해준 밥을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오늘도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직접 못 본다면

상상으로라도 당신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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