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5일 월요일, 흐림
어제 겨우 1시간만 자고 집을 나섰다. 개학날이라 정신없이 바쁜 하루가 충분히 예상되는 데다 아침부터 비까지 내려 노곤한 몸을 하루 종일 끌고 다녀야 했다. 왜 잠을 이루지 못했을까? 분명히 꽤 피곤한 상태였는데 말이다.
어딘가에서 그런 대목을 본 기억이 났다. 사람이 밤에 잠 못 드는 것은 아직 소진할 에너지가 남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것이 정신적인 이유 탓이든 혹은 육체적인 것이든, 완전 녹초가 되어 잠자리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생각해 보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다. 당장 때려죽인다 해도 쏟아지는 잠에 버텨낼 수 없는 지경이 된다면, 불면은 배부른 소리인지도 모른다.
이 말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결론으로 귀결된다. 하루에 써야 할 에너지를 다 쓰지 않았으니, 잠이 안 오면 그날의 남은 에너지를 탈탈 털라는 뜻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늘 골치 아픈 문제의 해답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마치 고등학교 수학 시험의 맨 마지막 문제, 즉 지문의 길이가 웬만해서는 가장 길고 난이도 또한 최상에 속하는 문제의 정답이 으레 '1', '0', 그리고 '-1'인 경우가 많았던 것처럼 말이다.
오늘밤 정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어제 잠을 못 잤으니 오늘은 아마도 누우면 바로 곯아떨어질 게 틀림없다. 문제는 내일부터다. 앞에서 말한, 남은 에너지를 털어내는 가장 쉬운 방법을 써봐야겠다. 잠이 안 오면 억지로 잠을 청한답시고 시간만 보낼 게 아니라, 철학책이나 관념 소설 등을 펼쳐 들어야겠다.
걱정 없이 잠들 수 있는 때가 오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