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면접관, 면접대상자 어떤 게 편할까

by 써니소리

새로운 사람을 선발하는 면접관으로 편성되어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을 준비하고 시험을 보던 입장에서 면접관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을 선발하는 입장이 돼 보니 조금 불편했다.


내가 사람을 평가하고 작성된 소개 내용을 보고 비교하면서 적절한지 평가한다는 게 어려웠다.

면접 합격 점수와 과락점수 기준이 공유되고 점수를 부여하는 각각의 항목이 주어진다.

또한 질문 목록을 예시로 받아 해당되는 질문을 골라서 하거나 비슷한 내용의 질문을 첨언할 수 있다.


내가 면접관으로 만난 분들은 20대에서 50대까지 지원을 해서 오신 분들이었다.

내가 누굴 선택하기엔 그들의 각자 삶이 이력서에 담겨있는 듯해서 기준을 똑바로 잡고자 했다.


사실 면접관으로 여러 번 면접을 봤었고 합격한 인원을 일을 하면서 본 적도 있었는데 그들은 대부분 기억을 못 하셨었다. 아마 긴장을 많이 한 탓에 면접관 얼굴에는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하셨을 거다.


이렇듯 면접으로의 인연은 한순간 짧게 만나는데 면접으로 인해 일부 시험 결과가 영향을 받는 거라 부담이 컸다.


한 번은 면접을 보러 오신 분이 왜 지원하게 되셨냐는 질문에 스스로 살아온 환경을 이야기하다가 암에 걸려 극복하고 일을 다시 하러 나온 얘기를 하시다가 펑펑 우신분이 있었다. 그 간의 노력과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면접관이 질문하고 들어주는 짧은 시간에 저렇게 울 정도면 마음이 많이 아프신 분 같았다. 누구 하나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암을 극복하고 일을 하러 나오신 분을 회사 입장에서 뽑는 게 맞는지 아니면 딱한 사정은 알지만 일을 하면서 다시 아플 수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을 위해서라도 안 뽑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 나도 암을 경험했고 건강에 신경을 상당히 쓰고 있기에 평가를 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단지 그분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 주고 사정을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몇 개의 질문을 더하고 충분히 이야기할 시간을 드렸다.

같이 면접 본 분들은 질문을 자신보다 더 많이 받아서 저분이 울고 대답을 많이 해서 합격할 확률이 높을까 생각도 하겠지만 질문의 숫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들 각자의 삶에서 열심히 살면서 여러 번의 이직을 해보고 또 어떠한 사정에서든 원치 않은 이직을 할 수도 있다.

면접을 본다는 게 그들의 삶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 필요한 사람이 어떤 분과 가장 가까울까를 고민하는 과정이다.


사람이 살면서 여러 번의 선택을 받고 선택을 하며 갑과 을의 관계가 매번 바뀐다.

누구 하나 소중한 삶이 아닌 시간은 없다.

면접관으로서의 일은 나를 더 성장하게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존중하게 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들은 아빠의 거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