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2024. 4.14일 오후에 받은 전화를 끝으로
머나먼 길을 떠난 너를 그리워하면서 보낸 시간이 벌써 1년이 됐다.
숨을 안 쉰다며, 병원에 응급실에 있다는
전화를 받고 급하게 병원으로 갔을 때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고 눈을 감지도 못한 채 그렇게 너는 먼 길을 떠났다.
살아있을 때 그렇게 아끼던 아이들을 두고 왜 그렇게 나쁜 선택을 하고 빠르게 세상을 등지고 가고 싶었는지.
1년이 되는데 니가 남긴 가족들의 슬픔은 어떨까?
재수씨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너랑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계속 불안하고 마음이 쓰이는데 도울 수 있는 길이라고는 주변에 알리는 것 밖에 없어서 참 힘들고 답답하네.
상담사를 만났고 조언을 얻었지만 작년에 너를 통해 상담을 해주셨던 상담사님도 기억하고 있었고, 1년이 된 걸 알고 있어서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가족들이 그만큼 힘들고 어려웠을 거라며
날씨도 비슷하고 시기가 비슷해질 때 더 그리운 마음에 굳게 먹은 마음도 흔들릴 수도 있다고 했다.
어떻게 도와줘야 되는 거니?
니가 사랑했던 너의 아내가 너를 따라가고 싶다며 너보다 먼저 갔어야 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후회된다며 연락이 왔는데
어떻게 도와줘야 되는 걸까?
네가 하늘에 별이 된 지 1년이야.
우리 둘째가 태어난 지 2년이고
비슷한 날짜에 벌어진 일이어서
잊고 살기에도 힘든 게 있었어.
어때 지금 그곳은 행복해?
어떻게 도와야 되는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선택이 되기를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어.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흔들린 마음이 금방 돌아와서 엄마로서 최선을 다해주길 하고 말이지.
하늘에서 니가 부디 잘 보살펴줬으면 해
너랑 같은 길을 선택한다면 우리도 그리고 너의 사랑하는 아이들도 많이 힘들 것 같아.
어느덧 1년이 지나간다.
얼마 전에는 니가 자꾸 생각이 났는지 그리워하던 아들이 카톡에 생일 친구가 자꾸 뜬 다고 지워달라고 하더라고,
많이 보고 싶었나 봐.
몇 번 생각이 난다고 했었는데
카톡에서 지워달라고 하는 걸 보면 말이야.
너 없는 1년 동안 잘 컸고 좋은 시간을 잘 보냈다. 물론 같이 있었으면 더 좋은 시간이었겠지만 너도 어려운 선택을 한 거니까 다른 원망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니가 선택한 좋은 곳에서 항상 훨훨 날고 있을 너는 아프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다하면서 좋은 곳만, 좋은 것만 하고 보면서
항상 행복하길 바랄게. 우리 가족도 잘 지켜봐 주고 응원해 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너를 그리워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너의 가족들에게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