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함 속에서 다시 빛을 배운다는 것-
일상은 늘 비슷하게 반복되지만
그 속에서 마음이 흔들리고
금이 가는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아이들의 사소한 다툼이나
남편의 피곤한 표정,
나 자신에게 스며드는 알 수 없는 공허함.
그럴 때 나는
평창동 골목길을 따라
작은 킨츠기 공방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나는 깨진 그릇을 손에 쥔다.
조심스레 조각들을 맞추고
그 사이를 금빛 옻으로 메운다.
처음에는 투박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금맥은 그릇의 상처를 덮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무늬를 만들어낸다.
불완전함을
감추지 않고
껴안으며
더 깊은 아름다움으로 바꿔내는 과정-
그것이 킨츠기가 내게 알려주는 삶의 태도다.
가을이 다가오는
평창동의 풍경도 그와 닮아 있다.
인왕산과 북악산 사이를 스치는 바람은
한결 서늘해지고
나무 잎사귀는 아주 천천히 물을 들인다.
홍제천 물소리는
여전히 바쁘게 흘러가지만-
그 위에 얹히는
새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계절의 변화를 알리듯 투명하게 울린다.
아이들과 함께 걷는 동네 길에서
나는 자꾸 발걸음을 늦춘다.
잠깐 멈춰 서야만 보이는 빛이 있고
귀 기울여야 들리는 속삭임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계절처럼-
킨츠기처럼-
그렇게 흘러가는 게 아닐까?
흠집이 나고 흔들려도 다시 이어지고
마침내는 더 단단한 무늬로 남는 것.
그래서 나는 다음 수요일을 기다린다.
특별한 사건을 바라기보다는
반복되는 날들 속에서도
조금씩 달라진 색을 발견하고
그 미묘한 빛을 오래 품고 싶기 때문이다.
삶은
금으로 이어 붙인 그릇처럼-
흠집 속에서
더 단단하게 빛난다는 걸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