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라빛창가 Oct 27. 2022

드러난 진실

소설연재

다행히 마크는 점점 상태가 호전되어 가벼운 산책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와 함께 걸으며 행복이란 건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따뜻한 그의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 그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것, 그의 미소를 다시 볼 수 있는 것, 그 모든 것이 기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산책하던 마크가 나를 보며 이야기했다.     


“현수, 궁금하지? 그 사진...”     


난 깜짝 놀라 멈춰 섰다.    

 

“마크, 그날이 기억나요?”

“음, 이제 기억나... 이 모든 게 그 사진 때문이지...”     

“사진 속의 그 여자는 제니야... 내가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지... 옥스퍼드에서 만났고... 우린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졌어. She was warm and lovely. Daniel과 나 제니는 셋이 친하게 지냈고 어딜 가든지 함께 했어. But 난 그때 너무 어렸고 이기적이었어. 사랑하는 법도 몰랐고 제니에게 상처를 많이 줬었지... 어느 날 Daniel이 나와 다툰 제니를 집에 데려다줬어. 그날 이후 Daniel은 그녀를 위로하는 척하면서 우리 사이에 끼어들었지. Daniel은 내가 다른 여자와 cheating 하는 것처럼 꾸며대었고 실망한 제니는 나를 떠났어. 그 후 Daniel이 제니를 나에게 뺏어갔지. 난 Daniel에게 물었어... 그 이유를... 그리고 제니를 정말 사랑하는지...    

“what the hell is the truth, Daniel...?  Do you really love Jenny?”

“Love? haha... just want Jenny... you have everything already. There are a lot of women around you, what the hell are you lacking?”     


그 후에  Daniel이 처음부터 내가 앤더슨 family인지 알고 접근했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 그는 항상 나를 질투를 했어... 결국 질투에 눈이 멀어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마저 빼앗아 간 거지. 그 후 제니는 그에게 집착했어. 나에게 받았던 상처를 다정한 그에게서 위안을 얻은 거였겠지. 하지만 Daniel은 제니가 자기를 사랑하게 되자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했어.


결국 몇 달 뒤 Dainel은 제니를 버리고 한국으로 떠났어. 이미 그를 사랑하게 된 제니는 너무 큰 충격을 받고 손목을 그었어. 제니는 마지막으로 나에게 전화를 했어. 미안하다고 자기를 용서해 달라고... 난 미친 듯이 그녀의 집으로 달려갔지. 하지만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제니는 죽은 후였어.” 


마크는 말을 이어가기 힘든 듯 흐느꼈다.     


“God... 내가 더 견딜 수 없는 건 그때 제니는 임신한 상태였다는 거야. Dainel의 아이였어. 그놈은 그 사실을 알고도 제니를 버렸던 거야. 난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어. 평생 보고 싶지 않았어. 

그러다 우연히 한국으로 갈 기회가 생겼어. 난 제니가 태어난 나라가 궁금해졌고 결국 한국에 오게 되었지. 

한국으로 온 다음날... 널 만났던 그날이 바로 제니가 죽은 지 3년째 되는 날이었어.

바닷가에서 너를 봤을 때.... 난 내 눈을 믿을 수 없었어. 제니와 너무도 닮은 사람을 발견해서...

넌 몰랐겠지만.... 너에게 말을 걸기 위해 난 오랜 시간 망설였어. 하지만 그때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벚꽃 잎이 날렸지. 분위기에 취해서 일까... 아님 꽃향기 때문일까...  모르겠어....

난 너에게 용기 내어 인사하게 된 거야.

그 후 널 제니가 보내준 사람이라고 믿고 싶었어.”     


너무나 충격적인 이야기에 난 한동안 말을 할 수 없었다. 나와 마크를 갈라놓기 위해 그가 꾸며댄 이야기를 그대로 믿었던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강태성.. 이 나쁜 놈!... 3년 전에 제니가 죽었다면 그녀가 죽고 얼마 안 돼서 나를 만난 거구나...!

바보같이 난  말만 믿고 난 마크를 잃을 뻔했어’     


그 후 몇 주가 지나고 마크는 퇴원을 했다. 마크가 집으로 오는 날, 난 우리들의 추억이 담긴 사진과 꽃으로 마크의 집을 장식했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향기로운 꽃향기가 가득했다. 마크는 사진들을 천천히 보면서 미소 지었다. 물론 내가 망가진 사진도 섞여 있었다.


“현수, 이 표정은 너무 우끼잖아... 하하하하”


마크는 그 사진을 보면서 깔깔거리고 웃었다. 오랜만에 그의 웃음소리를 들으니 그동안의 맘고생이 눈 녹듯 사라졌다.     

작가의 이전글 사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