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희섭 Jan 29. 2024

한약이란?

한약의 구성 원리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지요?

누구나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실수이기도 한데  본인도  공부를 하다가  문득 깨달은 사실이나 얕은 지식을 순간  우쭐해지는  지적 교만함을  종종 경험합니다.


동네의 강물이 가장 큰 줄 알았는데  더 큰 강이나 바다가 있음을 인지 못할 때의 어리석음이지요.

일부  편견을 지닌  양의사들이나  대중들에게  한약이 경시되거나 비과학적 처방으로  인식됨에

한약의 실체를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한  한의계의  책임도 간과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원리로 한약이 구성되는지  현대적 관점에서 한번 고찰해 보겠습니다.


생명이 생존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영양소와 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영양소를 만드는 기원은 태양에너지에 기인하는데 대부분 식물이 광합성을 함으로써  근원적인 에너지를  영양소로 저장하면  동물이  그것을 섭취하는 형태로  먹이 사슬이 연계되고 있지요.


태양빛을 이용해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CO²)와 물속의  H₂O를 이용하여 산소(O²)를 배출하고  주요 유기물인 CHO를  형성하여 마치 무형의  원자들이 결합하여 유형의  모습(식물)을 드러내는 환상적인 결과물을  만듭니다.


식물이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만들어진 영양소는 동물이 섭취하고 그 배설물은  식물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자연주기를  갖는데  그 시초는  식물인 셈입니다.


식물은  성장을 위해 태양빛과 물이 반드시 필요하며  또한 적정한 온도도 요구됩니다.

열대지방이라도  어떤 곳은 우림이 빽빽한 반면  다른 곳은 사막인 경우가 있습니다.

물의 공급 여하에 따른 결과입니다.


아울러  높은 산을 올라가면  정상부에는 수목이 자라지 못하는  수목한계선이 있는데 이는 생장에 적절한 온도의 경계인 셈입니다.


야생의 식물은  이처럼 극한 조건에 언제라도 빠질 수 있습니다.  지구의 역사를 보거나  최근의 기상 이변을 보면  급격한 기후 변화가  드문 일이 아님을 알게 합니다.


동물은 그 조건을 피해 이동할 수 있으나 식물은 오롯이 그 자리에서 그 모든 것을 이겨나가야 합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식물의 유전자는  동물보다 훨씬 많습니다.  

자극에 대응하는 생리적 기전은 해당 단백질을 생성하여 대응하는 수단을 쓰게 되는데  그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해당 유전자의  명령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하게  살펴보더라도  식물은  강열한 자외선에 노출되어 있는데  자외선은 파장이 짧아  에너지가 매우 강하여 분자구조에 충격을 줘서 변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인체 피부가  자외선을 받으면 일종의 콜레스테롤이  변화하여 비타민 D를 합성하는 것도 그 원리입니다.


하지만 대개는  정상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동, 식물은 거기에 대한 대응책을 수립합니다.

동물은 털, 딱딱한 껍질, 또는 피부를 검게 하는 멜라닌 색소를 분비하여  그 피해를 방지합니다.


하지만 식물은 광합성이라는 방법으로 자외선을 포함 한 태양빛을  에너지원으로 치환시키고 

필요 없는(효율이 떨어지는)  파장은  녹색으로 반사시켜 버립니다.


한편  추위와 더위가 일시적으로 생존하기 힘든 조건으로 발생할 경우  식물은 극단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만  생명은 자극에 비례하는 반응 물질을  만들게 되어  거기에 적응하게 합니다.


생장 적정 온도에서  생물은 고온에 더 취약한 편입니다.  

식물도 35℃를 넘으면 생장이 둔화되고  그 이상이 되면  생존에 급격히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온도는 원자의 운동입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원자의 운동량이 증가하여  분자 구조 속에 가만히 머무르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동면하는  생물은 있지만  물이 없는 사막의 고열에는 생존하기 어려운 까닭입니다.


추위에 노출되는 식물은  반대의 속성을 발달시켜  추위에 대응합니다. 가령 인삼은  햇빛이 들지 않는 그늘진 곳에 적응하였는데  그래서 약성은 온열(溫熱) 한 기운을 지니게 발달되었지요.


또한 더위에 노출되는 식물은  자신을 냉하게 함으로써  적응합니다.  수박이나 알로에 같은  식물은  더위와  건조함에 대응하기 위해  서늘한 속성과 수분을 많이 저장하게 발달되었습니다.


한편 물이나 습지에 오래 노출되면  산소 호흡을 하기가 어려워지므로  연근이나 부레옥잠처럼  체질에 다공성을  두어  공기를 저장하여  결핍에 대응합니다.


곤충이나  초식동물, 곰팡이 등의  식물 훼손은  식물로 하여금 물리, 화학적인 방어 수단을 만들도록 강요합니다.   가시 같은  물리적 손상을 유발하는 대응책과  냄새, 독성, 맛의 변이를 통하여 대응합니다.


그래서 인간이 재배하는 식물과 야생에서 자라는 같은 식물은  약성이 차이가 나겠지요?


흔히 인간을 소우주(小宇宙)라 하지요.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자연이 빚는 다양한 변화를  그대로 본 뜬것처럼 그대로 발현되기 때문이라 봅니다.


우리 몸이 정상 범주에 있다면 평온함 그 자체지만 만약에  그 편차를 벗어나는  조건에 놓였다면  마치

식물이  기상재해나  감염 같은  같은  경우와 비견됩니다.


동물은  가령 냉하면 데우고 싶고, 반대로 뜨거우면 식히고 싶은  욕구, 감염되었을 때 해독하고자  본능적으로  그것을 해소할 음식이나 약재를  찾게 됩니다.


동물 다큐를 보더라도  코끼리가 출산을 앞두고  특정 나뭇잎을 먹거나   잉꼬 새가  특정 언덕에 있는 진흙을 먹어 미네랄을 보충하는 등의 행동은  생명의 본능적 생존본능이라 하겠습니다.


동물 세계에는 의사도 없지만  먹을 것만 충분하다면  거친 환경에서도 천수를 누리듯이  생명력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인류 역사도  의학이라고 하는 영역이 존재하기 전에는  동물이나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민간요법이 주를 이뤄 지금껏  명맥을 이어왔다 하겠습니다.


식물과 동물은 그 뿌리가 하나에서  분지 되었듯이  유전적으로  많은 부분이 유사하고 대사에서도 같거나 비슷한 내용이 허다합니다.


따라서 한의학은  이러한 민간요법을 체계화하고   자연의 이치를  면밀히 살펴   인체의 부족함과  과잉됨을 인지하여  적절한 처방으로 그 편차를 줄임으로써   인체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여  스스로 질병이나  피로 등에서 회복하게  하였는데 그 주요 수단이 한약인 셈입니다.


가령 동물은 식물이 저장한 에너지를 태워서  신진대사를  영위합니다.

열은 에너지입니다. 에너지가 부족한 경우  영양분의 섭취만 늘리면 그만이지만  만약 과잉인 경우에는 대처법이 어렵습니다.


현대인들은  과거보다 양호한 영양 섭취의 장점을 지녔으나  농사나 노동등의 기계화 등으로  운동 강도는 되려 줄어 에너지 과잉증상이 대부분 질병의  원인으로 대두됩니다.


이런 경우  식물이 가지고 있는 알칼로이드(염) 성분이  냉각수처럼 완충 작용을 함으로써  현대의 대표적 질환인 화병이나 갱년기 증상 등에 특별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하지만 적절한 성분을 가진 약재를  한의학적인 관찰과  자연의 이치를 따져 적절한 약재를  섞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게 한 것이 한약입니다.   


양방에서는 두통이나 위장병에는 약이 정해져 있지만 한방은  경우마다 처방이 다른데  그 이유를 알지 못하면 비과학적이라고 오해할 수 있겠지요.  


도(道)란  바른길입니다.  

만약에 그 길이 필요 없다면  사람들이 다니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몇 해안에  수풀로  자취가 없어질 것입니다.  


한의학이 지금까지 수천 년을 존재해 왔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요?

병원에서 처방하는 조인스정, 신바로 캡슐, 레일라정, 스티렌정, 시네츄라시럽, 기넥신정, 타나민정... 등은

한약재에서 추출한  의약품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오색(五色)과 한의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