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희섭 Jul 25. 2023

비움의 미학

운동의 효과 



식물은 비만이 없다. 무한한 태양에너지를 섭취하지만 사람처럼 성인병도 비만도 없는데, 그 이유는 끊임없이 성장하기 때문에 잉여 에너지는 프레임에 제공되기 때문이다.


인간도 성장기에는 식물처럼 과잉섭취하더라도 키나 몸집에 투자되므로 비만이 될 확률이 현저히 낮다.

그러다가 25세 전후로 성장이 멈추면서 에너지의 섭취와 배출에 큰 변화가 발생하는데, 성장으로 보내지던 에너지(영양) 원이 더 필요 없게 되면서 상대적 잉여 현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과거에는 직업이 주로 육체적인 노동을 요하는 류가 많아서 그 잉여물이 있다고 해도 충분히 사용하고도 부족한 경우가 많았지만 근래에는 문명의 발달로 섭취량은 충분하지만 큰 노동을 요하는 작업이 기계로 대체되면서 소모량은 아주 많이 줄어들었다.


모든 생명체는 에너지가 꼭 있어야 하므로 마치 보물처럼 지키려고 한다. 자연계에서 예외적으로 인간만이 과식으로 인한 배부른 질병들이 존재하는 특별한 케이스라 하겠다.


보통 굶어 죽는 동물은 많으나 포식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을 정도로 에너지원 결핍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은 모든 생명체가 가지는 공통적 요소이며, 인간도 그 유전자를 갖고 있다.


섭취한 잉여 영양분은 가능한 잘 보존하고자 하고 그 수단으로 지질(지방, 콜레스테롤 등)로 압축하여 저장하려고 한다. 또한 행동 패턴도 가능한 효율적으로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쪽으로 진화하였다.

불과 100년 전에만 해도 인간도 보통 동물들처럼 기아의 고통에서 자유롭지 않았음을 인식하면 이해될 것이다.


생체의 모든 활동에는 에너지원인 ATP가 소모된다. 섭취하는 음식에서 미토콘드리아를 통하여 ATP를 생성하고 이 ATP가 있어야 모든 생명활동을 영위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흡이 급해지고 미토콘드리아에서 양전하의 발생량을 늘리게 한다.

이 양전하는 ATP를 발생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보통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의기소침해져 활동이 위축되는데, 호흡 촉급으로 양전하는 많이 만들어 ATP를 만들 태세는 준비되어 있으나 활동의 위축으로 운동량은 더 감소하면서 ATP의 소요량은 더 줄어든다.


이는 마치 물류의 흐름이 막힌 것과 같아 양전하의 과잉 축적으로 이어지고, 과잉 양전하의 축적은 이웃 세포나 조직의 음전하를 만나 안정을 취하려 한다. 그 과정에 정상적인 조직이 손상을 입게 되므로 인체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짝 풀림 반응을 통해 양전하를 와해시키는데 이때 많은 열이 발생한다.(화병(火病) 참조)


걱정이 많고 스트레스가 심할 때 의도하지 않았지만 친구와 산에 가거나 노래방에서 목청껏 노래를 부르다 보면 어느 순간 근심이 잊어지고 마음도 긍정적, 낙관적으로 바뀐 것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과거에는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노동을 요하는 일이 많았다. 산에 가서 나무를 하거나 10리 장터에 다녀온다든지 밭을 매는 등, 그러나 요즘은 의도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충분히 에너지를 소모할 수 없다.


운동을 시작하면 30분 정도까지는 임시로 저장된 ATP를 소모하게 되고 30분 이상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해야 비로소 체내에 저장된 에너지원인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분해하여 에너지로 소모시킨다.


막힌 관처럼 답답했던 ATP 흐름을 뚫어 ATP의 소모량을 늘리기 시작하면 처음엔 간이나 주위 조직에 저장된 당분 등을 소모하다가 어느 시점이 되어 그것들이 다 소모되면 비로소 오랫동안 묵혀 저장한 지방 덩어리들을 분해하여 에너지로 태우기 시작한다.


덥고 목마를 때의 냉수 한 잔과 평소의 냉수 한 잔의 만족도는 천지차이다.

그것처럼 꾸준한 운동은 새로운 에너지원의 공급에 진심을 다하고 잉여물의 처리는 기혈의 흐름을 원활케 하여 화병의 발생을 극단적으로 줄여줘서 심리적 안정과 명료한 의식을 경험할 수 있다.


마라토너나  규칙적인 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운동이 주는 그 매력을  잘 알기 때문에  몰입하는 것이다.


농촌에서 일하시는 노인분들의 하회탈 같은 웃음과 도시 지하철에서 화난 듯이 찡그리는 얼굴에서

비움의 미학을 경험할 수 있으리라.



작가의 이전글 환자의 품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