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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경영하는 금강경 season1 (5.선현기청분1)

말 없는 말에서 시작한 말은 위대한 법문이 되고..

시 장로수보리 재대중중 즉종좌기 편단우견 우슬착지 합장공경 이백불언

(時 長老須菩提 在大衆中 卽從座起 偏袒右肩 右膝着地 合掌恭敬 而白佛言)


그때에 장로 수보리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에 옷을 벗어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으며 합장하고 공경히 부처님께 사뢰었다.


석가모니불께서 자리에 앉으신 후 해공제일 수보리 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까지의 짧은 순간에 흘렀던 고요한 침묵을 느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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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바로 일체 부처님과 하늘과 땅과 1,250인의 제자들과 모든 생명들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수보리 존자가 그 침묵 속에서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 뒤 이어지는 행위들과 더불어 자기 존재 전체로 법(法)을 청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보리 존자를 비롯한 1,250인의 비구들과 대비구들과 사생들은 법문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자기 존재를 변형시킨다.


우리는 머릿속의 질문을 떠올린 후 생각으로만 법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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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부처님에게 머리를 내밀고 머리로만 받아들이기 때문에 법을 듣고도 머리만 무거워지고 자기 존재 전체는 변형을 가져오지 못한다.


말 없는 말에서 시작한 말은 위대한 법문(法門)이 되지만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말로 시작하는 법문은 중생의 허튼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팔만사천법문을 한여름 장맛비 퍼붓듯이 내뱉어도 말이다.


부처님의 법문과 수보리존자의 질문은 이렇듯 말 없는 말과 육성으로서의 말이 하나가 되어 자유자재롭게 존재들 사이를 휘저으며 이 지구상에서 부처들을 탄생시킨다.


이 당시의 석가모니불 제자들은 인류역사상 가장 축복받은 존재들이다.


수보리 존자의 법을 청하는 일련의 행위들이 끝나고 드디어 육성(肉聲)이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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