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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Nov 07. 2021

가을과의 조우

가을 풍경

아침에 진한 가을을 만났다.

칼칼한 아침은 가을빛 단풍을 영롱하게 빛나게 했다.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스치듯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일 년 만에 만난 단풍과 깊은 포옹을 했다.

반가웠다.

아름다웠다.

살랑살랑 서로의 몸을 비빈다.

이 순간 누가 뭐래도 파란 하늘 아래 자신만큼 예쁜이는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늘 만난 단풍은 절정 그 자체였다.

사진에 담으면 마음에 안 담길까 걱정되어 찍을 수 없었다.


날마다 다니는 등산로를 오르는데 또 다른 신세계를 만났다.

발밑에서는 바스락거리는 도토리 상수리 잎들이 대설주의보가 내린 것처럼 휘날리기 시작했다.

바람을 타고 숲은 온통 낙엽의 무도회장이었다.

발아래 쌓여서 바스락 거리고 비처럼 눈처럼 끊임없이 내리는 낙엽은 제대로 가을이었다.

보았.

느꼈다. 

침묵할 수 없었다.

급작스럽게 추워졌던 가을 없는 날씨를 두꺼운 외투로 수락해버렸는데 오늘 다시 돌아온 가을을 만났다.

짧지만 강열하게,  화려하고 찬란하게 돌아왔다.

반갑게 만났다. 가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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