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욕망의 다낭 2차 여행기1

무대뽀 정신으로...

by 김정훈

다시 떠난 다낭

나는 강박증 환자에다 집착증 환자이다. 다낭에 욕망을 내려놓고 와서 무척 아쉽다. 바로 떠나려고 도착한 날 다음 비행기로 혼자 다낭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건강검진 때문에... 대장 내시경을 귀국 후 며칠 후에 받았다. 만약 용종을 제거하면 비행기를 못 탄다고 했다. 용종이 안 나왔다는 연락 즉시 네이버 예약 버튼 클릭. 미련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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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 비행기로 출발, 화요일 저녁 비행기로 귀국. 비행기 탑승은 개학 전날 돌아오기... 이성을 잃어버린 듯, 1차 여행의 아쉬움에 두려움이고 뭐고 없었다. 누구를 향한 분풀이인지도 모르고 그냥 여행을 떠난다. 평소에 생각은 신중한 내가 이렇게 무대뽀일 줄이야...


공항에서의 무장행군

제일 먼저 공항 도착, 그때 쓰지 못한 라운지 카드를 이용한다. 평소에 술이 약해 입에도 대지 않았는데, 그냥 본전을 뽑고 싶어서인지 맥주며 와인(와인이 공짜면 원가가 비싸니까 먹었을 건데, 지금 기억이 안 난다)이며 마구 먹으려 했다. 그러나 나의 욕심과는 달리 술은 맛이 없었다. 의지로 극복할 수가 없었다. 조금만 먹어도 얼굴이 시뻘건 나!! 1차 때 억눌린 모든 것을 하고 싶었다. 기다려라, 상상 속의 다낭 이발관 아가씨야!!!

식사를 했더니 비행기 타기 전 나는 나의 루틴으로 들어간다. 공항 안을 걷기 시작한다. 무거운 배낭을 멘 채... 배낭의 여권이라도 잃어버리면 큰일 날 것처럼, 여권은 배 주머니에 꼭 집어넣고 그 무거운 짐을 지고 비행기 탑승 전 100km 무장행군을 하는 군인처럼... 나는 다낭 도착 전부터 무엇을 위해 훈련을 하는지 모르겠다.

비행기 안에서

비행기에서 맥주 탓인지... 속이 안 좋은 것 같고 앞에는 화장실을 계속 가고 싶은 욕망만 생긴다. 좌석 통로 쪽에 앉은 아줌마가 인상을 쓴다. 소변이 마려운 게 심리적인 것인지... 찔끔 한 방울 나오고 자리에 도로 앉으니 그때부터 더 급해진다. 정말 아줌마는 무섭고, 아니 아줌마 눈에는 내가 정말 시원치 않은 남자로 보일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다. 아줌마의 짜증 나는 표정! 한심하다고 보는 눈 중 어떤 것이 나를 더 불편하게 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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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줌보가 터지는 것을 참은 채... 난 유심을 갈아 끼운 휴대폰을 켜고 싶었지만 전원을 끈 채... 아무것도 보지 않고 눈을 감으려고 했다. 몇 시간 남았는지 궁금해서 시계를 보고 싶었지만, 나는 휴대폰 배터리가 닳아서 다낭 공항에서 또다시 미아가 될까 봐 꺼진 휴대폰을 꼭 쥐고 터질 것 같은 오줌보를 누르면서 지루함을 보냈다.

다낭의 불꺼진 골목

공항 도착, 아! 밀려오는 그랩의 공포. 또 들리는 비슷한 말. "똑같아요!". 그래서 그랩은 시도도 안 하고 그랩 요금 8만 동으로 약속하고 택시를 탔다. 나는 택시에 앉아 기사의 눈치를 보며 지갑에서 베트남 돈을 만지작한다. 어두운 곳에서 혹시나 큰돈이라도 줄까... 그리고 처음에 정확한 돈을 주겠노라고 다짐해도 만 동 지폐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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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갑에서 부스럭... 운전하는 기사에게 나의 행동을 눈치채지 못하게... 그러나 눈치를 안 챌 수 없는 어색함과 어설픈 행동으로... 숙소라고 한다. 10만 동을 꺼내 줘서 거스름돈을 받으려니...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안 준다는 것만 같다. 그런데 내리니까 습기 탓인지, 땀인지, 이슬비인지 모르는 물방울이 내 머리를 적시고... 내가 내린 곳은 불 꺼진 건물만 보이는 다낭의 낯선 곳... 차는 나를 내려놓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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