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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세월 4

김 선생댁 딸들

by 우주

50년대에

대구백화점에서

옷을 사입힐 정도로 부자였지만

자라면서 집안이 어려워져서

큰딸은 대학을 못 갔다

당시에는

대학 가는 여자가

드물 정도였단다

맏이는 책임감이 강해

어머니를 도와 동생들 챙기고

나중에는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살림을 했다

그러다 나이가 들어

세탁소를 하는 남자에게

중매가 들어왔는데

홀 어머니에

시동생이 셋이었다

고생길이 훤해 거절하고

비혼을 선택했다

70년대에는

비혼이 흔치 않았다

다 나이가 되면

사회적 압박에

결혼하는 게

당연하던 시기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삼촌들의 도움으로

동생들은 다 대학에 들어갔다

집안최고 수재였던

둘째는 약대

셋째는 교육대학

넷째는 간호대학에 입학했다

장학금을 받고 과외를 하며

두 명이 무사히 졸업해

취직하는 날까지

뒷바라지를 하고 나니

아버지가 암에 걸리셨다

둘이 월급을

받아오기는 했으나

의료보험이 안되던 시절이라

한번 입원해서

항암치료를 하면

많은 돈이 들었다

그래도 온 가족이

친구에게 돈을 빌리고

월급 받아 갚으며

최선을 다해 치료를 했다

항암 1년 5개월 만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제야 첫째는

방송통신대학에 등록했다

둘째는 약국을 차리고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고

막내까지 졸업해

모두 경제활동을 하여

집안을 일으켰다

김선생댁처럼

우리나라가 교육의 힘으로

가난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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