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에는 좀 자요. 오빠.(2)
돼지곱창 집에서 우리가 마주 보고 앉았을 때 오빠의 왼뺨에 발갛게 올라와 있던 여드름을 보았어요. 잠바 색깔만큼이나 노란 고름이 꽈악 들어차 있었죠. 왠지 내 두 엄지손가락이 간질간질했어요. 내 두 손가락은 저절로 오빠의 뺨을 향해 다가갔어요.
오빠는 내 손을 꼬옥 쥐고 손바닥을 오빠의 왼쪽 볼에 부드럽게 갔다댔죠. 제발요, 그런 뜻이 아니에요.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 같아 쫘악 짜 버리고 싶은 저 발간 것을 본 내 손가락의 본능이 한 일이었다 구요.
오늘은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어요. 혹시라도 오빠가 술김에 내 얼굴에 볼을 비비면... 그러다 그 바알 간 것이 내 얼굴에서 터져버리면.... 아!!!!!! 아니요. 아니에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겠어요. 그냥 오늘은 취하지 않기로 해요.
곱창을 많이 드시네요. 원래 술안주 잘 안 드시잖아요. 잘 먹는 오빠 보니까 참 보기 좋아요. 오늘은 취하지 않기로 했는데 벌써 눈앞이 흔들흔들해요.
내가 또 이렇게 웃고 있어요. 하하. 어머나 오빠도 웃고 있네요.
근데요 오빠, 너무 활짝 웃지 마세요. 빨간 고춧가루가 이 사이사이 가득 껴 있거든요. 어랏 송곳니에 검푸른 건 쪽파인가? 아, 오빠. 그렇게 계속 웃는다면... 그래요 차라리 내가 더 취하는 게 낫겠어요. 그냥 오늘은 취하기로 해요.
정신 차려 보니 어느새 오빠의 집이에요. 아......
글/그림 : 두시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