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똥꽃 Sep 12. 2020

리더십에 관하여

권력이 주어졌을 때 누구나 다른 사람 위에서 명령만 내리는 보스가 되기는 쉽다.


" Most people can bear adversity. But if you wish to know what a man really is, give him power. This is the supreme test."

-Robert G. Ingersoll


누군가의 손에 권력이 쥐어졌을 때 그 사람의 사람됨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군림하는 왕이 될 것인가? 주위의 사람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인도하는 지도자가 될 것인가?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 리더라고 생각한다.


청취지어람이청어람(靑取之於藍而靑於藍)이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푸른색은 쪽에서 나오지만 쪽보다 더 푸르다고 했다. 리더는 나에게 교육을 받은 사람이 나를 능가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받은 플라톤이 후일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정리하고 그로 인해 소크라테스는 생전 저서 한 권 남기지 않았지만, 서양 최고의 철학자로 추앙을 받는다. 플라톤은 아리스토텔레스를 가르쳤고 후일 아리스토텔레스는 알렉산더 대왕을 지도했다. 이렇듯 리더는 나로 인해 상대방이 더 발전할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되어야 하며, 나의 제자가 끊임없이 깨달음을 추구해서 언젠가는 나를 능가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난세가 영웅을 만드는 것인지 영웅이 난세를 구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진정한 영웅은 이기심이 아닌 이타심에서 탄생한다. 이 시대에 영웅이 얼마나 있는가? 리더의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 중에 진정 리더의 자격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 직장에서 십 년째 접어들었고 그간 수많은 상사들을 만났지만, 그중에 리더는 한 명도 없었다. 모두가 열등감과 이기심에 사로잡힌 보통 사람밖에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아무 일도 책임지지 않고, 남의 눈치만 보고, 자기 살길 밖에 걱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에 리더십 프로그램을 시작한 동료 한 명이, 어떤 사람과 성격이 안 맞아 도저히 같이 일을 못하겠다며 팀을 나간다고 선포를 했다. 그리고는  해결 방법을 마련해 보자는 나의 권유를 무시하고 결국 팀을 떠나기로 결정을 했다. 자동차 바퀴에 두 개나 구멍이 났으니 자동차는 도무지 굴러갈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럴 때 리더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 자동차를 버리고 혼자서 묵묵히 걸어야 할까? 히치 하이킹이라도 할까? 스페어타이어는 하나밖에 없고 펑크 난 타이어는 두 개다. 아무래도 견인차를 부르는 것이 제일 먼저 해야  일일 것이다. 그리고 두 개의 바퀴를 고쳐야 할 것이다.


사람을 교체하는 것은 자동차 바퀴를 교체하는 것만큼 쉽지 않다. 한 명은 절대 변할 사람이 아니고, 한 명은 돌아 올 사람이 아니다. 마음이 변한 사람을 붙잡는 것이 옳은 일일까? 어떻게라도 팀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민폐만 주고 팀을 와해시키는 사람을 끌어안고 가야 하는 것일까? 리더십 프로그램에서 이 부분에 대해 다룬 적이 있나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사실 있었다. 리더는 희망과 영감을 주는 사람만이 아니라,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을 합리적으로 제도적으로 제거하는 역할 또한 담당하는 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그런 자격이 있는지 묻게 된다. 나는 팀의 공식 리더가 아닌 나 또한 팀의 일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팀에서 리더가 아닌 팀원으로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영웅이 되고 싶지도 않고 될 수도 없다. 나와 팀이 공생하는 방법이 없다면 나 또한 내가 살 길을 찾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아름답게 하는 작은 변화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