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린그림 Jul 17. 2023

엄마의 그림일기 23

울 엄마

엄마가 섭섭해할까 봐 서둘러 엄마를 그리고는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드렸다.

"오! 장모님을 닮았는데?" 하는 남편의 호응에 힘을 얻어 내심 기뻐할 엄마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른데~~

솔직하고 심플한 울 엄마 왈 "야~~~는 봐라! 내가 이래 생깄나!!"

결국 이 그림은 주인을 잃고 내 옆에 묵어 있다.

 아주 어릴 적 나의 장래희망은 엄마였다.ㅎㅎ

특별히 큰 간섭이 없으면서 큰 틀로 나를 지켜주던 울 엄마.

호탕한척하지만 정작 맘속 깊은 생각은 조심스러워하는 울 엄마.

엄마의 수많은 거친 어록은 날 탄탄한 아이로 성장시켰다.

"뱁새가 황새 쫓아가면 가랑이 찢어진 데이~"

 "피 안나거든 울지 마라! 피 나도 뼈 안 뿌라진다. 뼈 뿌라져도 안 죽는다!"

"조디를 쪼ㅡ옥 잡아 째뿔라"

"한번 안된다카믄 안 되는 줄 알아라!!"

"우리 딸이 쉬나!! 낸 안 준다!!"

이렇게 나열해 보니 참으로 거친 말들이지만 내게 하나도 상처로 남지 않았던 이유는 부족함 없이 내 허기진 사랑을 채워준 울 엄마의 액션이 있었다.

바빠서 늘 날 목마르게 했지만 엄마의 보이지 않는 사랑은

세상 그 어느 엄마보다도 내겐 소중하다.


엄마~ 담엔 내가 이쁘게 그려드릴게요~♡






이전 22화 엄마의 그림일기 2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