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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혹은 무시

by 레잇 블루머


첫 번째 장면.


입구는 지하 2층.

목적지는 4층.

6층 높이.


쌀.

소주.

과일.

기타 식료품.


네 번 왕복.

280 계단.

이곳에서만.


올라가고.

내려오고.


무릎.

괜찮을까.


무게보다 힘든 건.

그 안에 담긴 태도.


모를 리 없다.

자신도 계단을 오를 테니.

알면서도 시킨다.


무지.

아닐 것이다.

알면서도 시킨다.

그것은 무시다.


무지와 무시.

몰라서 혹은 알면서.

비슷한 단어지만.

차이는 크다.




두 번째 장면.


자신이 들 수 있는 만큼 챙겨 간다.

나머지만 부탁한다.


그러고도.

“고맙습니다.”

몇 번이나.


4층.

문자 한 줄.

“고생하셨어요.”


다리는 풀려도.

마음은 가볍다.


극과 극.

그리고 그 사이.


평범한 주문들.

말 없는 사람들.

무관심처럼 보이는 얼굴들.


하지만.

그 평균이 세상의 법칙.


극과 극은 부딪혀 상쇄되고.

남은 것은 흐름.


무지.

무시.

외면.

무게.

배려.

감사.

균형.

지속.

생계.

오늘.


모두가 섞여.

지금을 만든다.


280 계단.

내 삶의 무게.


나는.

여전히.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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