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 성수

16화 메뚜기잡이

by 왕눈이 누님

지루한 더위가 한풀 꺾이고 모기가 입이 돌아가면 풀벌레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성수는 동생 남철이 한수, 두수를 데리고 메뚜기잡이에 나섰다.


논이며 밭이며 가는 곳마다 메뚜기들이 펄떡펄떡 뛰어다닌다.

사남매도 한껏 뛰어다닌다.


손바닥을 동그랗게 오므려 살금살금 다가가 메뚜기 뒤에서 사악 덮치면 손바닥 안에서 꿈틀대는 메뚜기 몸짓이 간지럽다.


성수는 날쌘 몸놀림으로 메뚜기를 주머니가 불룩하게 잡았다.

공깃돌을 넣는 주머니를 비워 메뚜기를 넣으려고 어제저녁부터 챙긴거다.


남철이도 못지않게 여러마리를 잡고 부산하게 소리지르며 풀밭만 뛰어다니는 한수를 타박한다.


덩달아 바쁜 막내 두수도 주먹 안에 한 마리를 꼬옥 쥐고 신이 난건지, 울먹이는 건지 모를 발버둥을 친다.


들밭에서 한바탕 소동을 벌인 사남매는 신이나서 엄마를 부르며 마당으로 들어오고, 부엌에서 나온 엄마와 언니 은수는 사남매 꼴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혀를 찬다.


언니 은수는 서둘러 솥뚜껑 뒤집어 들기름 두르고 소금 살살 뿌려 메뚜기를 굽는다.

오남매는 옹기종기 둘러앉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날름날름 집어 먹고.


징그럽다는 듯 메뚜기를 먹지 못하고 찡그린 얼굴로 메뚜기와 형제들 입만 번갈아 쳐다보던 두수는 마지막 한마리 남은 메뚜기를 얼른 집어 입에 넣는다.


모두가 놀라 두수를 바라보고,


“마싰어.”

“또 잡으러 가.”


막내 두수의 반응에 모두 배를 잡고 웃는다.


뒷설거지를 하는 엄마의 너털웃음 소리가 부엌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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