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6일 일기
네게 세상이 얼마나 암담해 보일지 안다.
(네가 태어난) 그날도 세상은 고약해 보였고 우리는 떨고 있었다.
지금도 우리는 떨고 있지만, 만일 서로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가운데 누구도 살아남지 못했을 거다.
이제 너 역시 살아남아야 한다. 우리가 너를 사랑하니까.
눈이 온다, 하염없이.
흰 세상 앞에서 조심스레 걸음을 내딛는다.
바람이 불고, 긴 고드름 아래서, 날리는 눈을 보며 나는 잠시 떨고 있었다.
눈은 그칠 것이다. 고드름도 녹을 테고.
그래도 추운 마음은 어디서 녹일까.
권진규의 예수님께 기도하고픈 겨울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