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울림은 끝나지 않는다
8월의 맹렬한 햇볕을 피해 남산 야행을 한다.
'높은 곳으로 도망가자'
다리에 힘을 주고 주먹을 불끈 쥐며
당차게 오른다.
호흡은 가파지고 등골을 타고 뜨거운 땀이 흐르지만
평소보다 전두엽이 호흡에만 집중을 한다.
동치미를 반쯤 썰어 놓은 반달 아래
팔각정 정상이 보인다.
오른손 등으로 땀을 훔쳐내고
뒤돌아보니 한눈에 보이는 서울의 별빛들..
그제야
깊게 숨을 쉬고 내뱉고 주먹을 펴본다.
주먹에 꽉 쥐어진 소중한 추억들이
하염없이 흩어진다.
평탄하리만 한 내 건강도
이유도 모른 체 헤어진 인연도
자신 있어야 하는 미래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그렇게 남산에 오른
한 여름밤
뜨거운 땀방울에
따듯한 바람결에
내 먹먹한 가슴에 밀려든다.
그날
그 시간
그 장소
이별이 비껴갔다면
우린 지금 만나고 있었을까?
불운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지금 성공해 있을까?
평소 건강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면
더욱 건강하게 살았을까?
내 인생은 아직
출발도 하지 않았는데 실격당한 기분이라
7일간 울어대는 매미처럼 목숨 걸고 하얗게 불태우지도 않았는데
더 보여주고 싶은 마법 같은 피날레도 있었는데
왜 급히 서둔건지
왜 달리 빗나간 건지
누군가에게 묻고 싶다.
꽤 단단히 살아가던 나에게
이런 걱정과
이런 불안 그리고 시련을
하루 종일
따라다니게 만들었는지
어쩔 수 없잖아
그렇지?
그냥 살아가야지
덕분에 난
이렇게 남산에 올라왔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