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명랑한김작가 Mar 18. 2022

감자

안녕하세요 감자 선생님!

처음 뵙는 건 아닌데 어렵네요

이름 탓인지 아름다워 보인진 않지만 성질은 좋아 보이시네요

아아 이런 거 말고 다른 얘기 해봐요.

뭐 딱히 할 말이 있었던 건 아니어서...


늘 그랬듯 나 혼자 먹자고 찜통 가득 감자를 부었다.

포실하게 쪄진 감자에서 피어오르는 김을 얼굴에 쏘이며 교감이라 느낀다.

특유의 비릿함이 좋다

오래된 각인이다

그 앞에서 왈칵 눈물이라도 쏟을 품새다

사람과 관계 짓는다는 것은 방어벽을 튼튼히 하는 것과 같다.

관계 짓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받을 공격을 받아낼 성

따뜻한 기운이 가슴 막힌 곳까지 스며온다.


감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고구마를 덜 좋아하고

고구마를 좋아하는 사람은 감자를 덜 좋아하고

어느 쪽이든 덜 좋아해야 하는 구조라는 거다.

이전 13화 여름을 싫어한다는 건 아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