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감자 선생님!
처음 뵙는 건 아닌데 어렵네요
이름 탓인지 아름다워 보인진 않지만 성질은 좋아 보이시네요
아아 이런 거 말고 다른 얘기 해봐요.
뭐 딱히 할 말이 있었던 건 아니어서...
늘 그랬듯 나 혼자 먹자고 찜통 가득 감자를 부었다.
포실하게 쪄진 감자에서 피어오르는 김을 얼굴에 쏘이며 교감이라 느낀다.
특유의 비릿함이 좋다
오래된 각인이다
그 앞에서 왈칵 눈물이라도 쏟을 품새다
사람과 관계 짓는다는 것은 방어벽을 튼튼히 하는 것과 같다.
관계 짓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받을 공격을 받아낼 성
따뜻한 기운이 가슴 막힌 곳까지 스며온다.
감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고구마를 덜 좋아하고
고구마를 좋아하는 사람은 감자를 덜 좋아하고
어느 쪽이든 덜 좋아해야 하는 구조라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