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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깃발 아래에서

by 연우

그리운 마음을 이 글에 다 적는다 한들

애끓는 심정을 토해내듯 말한다 한들

진정으로 사모하는 너는 듣지 못하니

나는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그날에, 너를 보내던 그날에.

아니 보내었다 말하던 그날에.

평생을 십자가로 지고 가겠다 맹세했던 그날에.

나는 울었던가. 아니 분노했던가.


억울히도 가버린 너를 원망하지는 않는다.

너의 숨이 혼이 되어 어디에도 있기를 바란다.

여린 영혼아, 가여운 사람아.

나는 너를 위해 싸우려 한다.


지친 몸을 이끌고 힘겨운 숨을 내뱉어도

나는 멈추려 하지 않을 것이다.

너에게 부끄럽지 않으려 한다.

너의 신념을 이어받아 마음에 새기고 나아간다.


고요하게 휘몰아치듯 그렇게 너는 내게로 오면 된다.

내게서 숨을 쉬고 평안을 누이면 된다.

나는 네게서 투쟁을 하려 하니.

고개 숙이지 않는 마음이 펄럭인다.


심장이 찢기고 폐가 타버린 듯

너를 향한 나의 심정은 이리도 질주하는구나.

애달프다, 고달프다.

그리움이 사무치고 가슴을 치고 매일을 운다.


꿈속에서도 보고프나 너는 그리하지 않는구나.

아, 어쩌면 좋단 말인가.

무슨 말로 이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겠는가.

비라도 쏟아지듯 내리면 달래어지려나.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타오르다가

먼 훗날 네가 되었다 말하면

그때에 푸르른 깃발을 놓으며

너의 품에 안기어 울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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