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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이, 당신에게.

by 연우

나의 두려움과 고통과 기쁨으로 낳았고,

나의 후회와 미련과 눈물로 키웠습니다.


고기를 좋아하고 비린 것은 싫어합니다.

새우 알레르기가 있어 새우는 조심해야 합니다.


소심하고 낯가림이 심하니 용기를 심어주시고

혼자만의 시간을 존중해 주세요.


청결하고 깔끔하여 청소는 곧잘 합니다.

정리정돈을 잘하니 어지럽히는 일은 없을 겁니다.



가만히 잡혀오던 작은 손을,

마주 오던 까만 눈동자를,

내 옷깃을 붙잡고 울던 그 아이를—


내 삶의 유일한 전부를 보내오니,

부디 사랑으로 안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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