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남이 해주는 것만이 아니다
"아빠가 보기에 너의 시각적 민감성은 아주 특별한 것 같다.
너는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것도 한번 본 것만으로, 스캔한 것처럼 세세한 것까지 정확히 기억하더라.
이것, 너만의 특별한 장점으로 삼을 만한 것 같다."
얼마 전 둘째 딸에게 내가 한 말이다.
우리 딸을 포함해서 그 또래의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자신이나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스스로 그 가치나 능력을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자존감이 부족한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존감은 칭찬으로부터 생겨나고, 칭찬을 받으며 튼튼해진다. 내가 받은 칭찬이
타인으로부터 받은 것이든, 나 자신이 해준 것이든, 상관이 없다.
칭찬이 쌓이면 자존감이 높아진다. 자존감이 낮은 건 내가 충분히 칭찬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칭찬에 대해 연구해왔다. 서점에 가보면 칭찬에 관련된 책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칭찬은 대부분 나와 타인 사이에 주고받는 칭찬에 관한 것이다.일반적으로 칭찬이라 하면, 타인이 내게 해주거나, 내가 타인에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칭찬이 행복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활력소라는 것에 모두가 공감한다. 칭찬만큼 사람의 중추신경을 자극하고 심장박동수를 증가시키는 천연 흥분제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칭찬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남이 내게 주는 칭찬은 나의 삶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 부모님, 선배, 상사, 친구, 후배, 남편, 아내, 나이가 들면 자식들까지 다양하게 주변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내게 칭찬을 주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 누구도 언제나 어디서나 나에게 꼭 필요한 칭찬을 해 주지는 못한다. 그럼,
나에게 필요한 그 순간 꼭 맞는 칭찬을 해 줄 수 있는 이는 과연 누구일까?
하루 온종일 언제 어디서나 나와 함께하고, 나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으며,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내가 진짜 바라는 칭찬은 어떤 것인지 까지 그 모든 것을 정확히 아는 이는 오직 나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에는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혼자서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경우는 많다.
내가 나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가 나에게 말하는데도 나를 칭찬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내가 부족한 것이나 잘못한 것에 대해 먼저 말을 한다.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교육받아 익숙한 겸손이라는 굴레가 작용했으리라. 늘 자신을 먼저 낮추라는 말을 귀가 닳도록 들었을 테니까.
이유가 겸손이 되었든, 자기 성찰이 되었든, 칭찬보다 부족함을 먼저 말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그렇게 부족함을 지적하는 나의 말은 그렇지 않아도 내려앉아 쭈그려 있는 나에게 찬물을 한 바가지를 끼얹는 꼴이다. 내게서 활기와 용기를 빼앗아 가는 행위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거기서 멈추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족함을 먼저 말했다면, 곧 이어서 나의 그 부족함 뒤에 숨어있는 나의 장점을 찾아내야 한다. 그 찾아낸 장점으로 나를 칭찬해 주어야 한다.
나와의 대화의 마무리는 칭찬으로 끝내야 한다.
세상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내가, 나의 가장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허전하고 아쉬운 곳을 채워주는, 내가 정말 듣고 싶어 하는 속내의 칭찬을 내게 해주어야 한다.
돈 드는 것, 힘 드는 것, 남 피해 주는 것 아니다. 내가 갈증 하는 칭찬에 인색하지 말자.
내가 내게 인심 좀 써 주자.
쑥스럽지만 솔직하게 나의 경우를 이야기해 보겠다.
나는 급한 편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지나치게 직설적인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마다, 나는 내게 말했다.
"네가 성질 급함을 또 참지 못했구나. 그러고 나선 꼭 후회하지.
그러나 너의 생각을 명확히 전달했으니, 속은 시원하겠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껄끄럽다는 말을 들을 수 있지만, 솔직한 사람으로, 진실만을 얘기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니, 후회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잘했다."
라고.
난 머리숱이 많지 않은 소위 대머리가 예약된 사람이다. 난 그것을 감추고 싶어 한다. 그런 나에게 나는 말해 준다.
"너의 넓은 이마는 전체 모습을 시원하고 스마트하게 보이게 하니, 거기에 청바지 하나만 더하면, 스티브 잡스가 따로 없을 것이다.
친구들은 너의 그런 모습을 내심 부러워할 것이다."
라고.
안타깝게도 나는 장사 수완이 부족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사업 성공의 끝을 보지 못했다. 그것으로 상심하고 있는 나에게 나는 이런 말을 해 주었다.
"넌 장사꾼 기질이 부족해서 중소기업의 오너로서는 별로다.
하지만 대기업의 직원일 때는 최고였다.
한 번의 선택 미스가 있었을 뿐이다.
대신에 넌 마음이 열려있고, 자기 생각을 잘 전달하는 사람이라, 아내와 두 딸이랑 속 깊은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넌 지금 행복한 사람이다."
라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자. 다만, 그 부족함에서 멈추지 말고, 부족함 뒤에 숨어 있는 내가 잘하는 것도 함께 찾아내자.
동전에 앞면과 뒷면이 있듯이, 모든 일에는 부정적인 한 면이 있으면 긍정적인 다른 면도 있다.
앞면만 보지 말고 뒷면도 뒤집어서 봐야 한다.
나의 단점은 나의 장점의 뒷모습이다.
보는 각도를 바꾸어서 보면 분명 다른 모습이 보일 것이다.
'내가 나를 대할 때 꼭 지켜야 할 기본'이라는 내가 딸에게 자주하는 말이 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나의 부모님에겐, 날 진짜 아끼는 그 누군가에겐, 나는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잘난 사람이다. 이것을 잊지 말고, 나를 대하고 나를 평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음을 기억하자. 그들을 슬프게 하는 나에 대한 평가는 하지 말자. 그들이 생각하는 내가 나에 대한 평가를 시작하는 출발선이 되어야 한다.
분명, 나는 칭찬받을 것이 많은 그런 사람인 것이다.
나에게 관대하자. 주저하지 말고 나의 장점과 잘한 것을 꼭 집어 나를 칭찬하자. 나만 아는 나의 장점을 들추어내어 심장박동 수 높이는 기분 좋은 칭찬을 내게 해주자.
나를 가장 잘 아는 내가 한 칭찬은 진솔한 칭찬이고, 나에 대한 진짜 평가이다. 그 진짜 칭찬의 속내용이 진짜 나를 표현하는 것이다.
나를 진실로 알게 되면, 나를 칭찬할 수밖에 없다.
나는 그럴만한 가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