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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자 Mar 18. 2022

엄마, 훈련일지 오늘은 안 쓰면 안돼?

상황 파악과 동기부여

아들이 1년 동안 처음 선수 훈련을 하던 아카데미에서 코치님 만의 훈련일지가 있었다. 처음엔 1학년이니 2학년부터 쓰자 하셨는데 노트를 공부하듯 깔끔하게 정리하는 선배 선수들을 보고 우리 아이도 빨리하기를 바랐다. 막상 시작할 때는 설문지처럼 문답 형식의 훈련일지에 예, 아니오 또는 별표로 간단히 적는 형식이었다. 점점 직접 적게 되었고 나름 생각해서 문장이 늘어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날수록 억지스럽게 써 가기 시작했고 훈련일지에 자신의 모습을 담고 고치려는 의도는 사라져 가는 듯 보였다.

글을 쓰고 읽는 것이 힘든 것이 아니라 팔이 아프다는 식이였다. 그곳을 나온 후 나름 좋은 의도로 아이에게 권했으나 이미 질려버린 듯한 행동을 보였다. 마치 우리가 어린 시절 노트에 단순히 빼곡히 만 적었던 바로 그 숙제 깜지처럼 말이다.


훈련일지를 어떻게 하면 본인이 스스로 적게   있을까? 역시나 그것은 동기부여다.  적어야 하고 적고   무엇이 좋았는지 이런 과정 속에 대화가 많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순종적인 편인 아이와 자유분방한 아이가 있다. 그런 아이들은 다루는 것은 엄마의  센스다. 먼저 동기 부여하기 위해 아이의 성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순종적인 아이는 처음에는 쉬운 것 같으나 사춘기나 슬럼프가 왔을 때 그동안 묵혀 왔던 반항을 터트릴 수도 있다. 항상 예쓰의 답을 하는 아이도 명령하지 않고 마음을 끌어내도록 해야한다. 거절의 방법이 나쁜 것이 아님을 인식 시키고 비판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늘 질문을 많이 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훈련일지 써!” 가 아니라 “씻고 머할꺼야?” . “자기전에 너가 해아할 것들을 생각해볼래?” “쓰기 싫은거면 억지로는 안해도 돼. 안하고 싶은 것도 니 마음이야 왜 써야 했는지 자면서 한번 생각해보자” 등등 순종적인 아이는 대부분 하고싶어서 하는 것도 있지만 칭찬받고 싶거나 그 사람에게 거절을 못해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간단한 질문으로 동기부여 해주고 그냥 기다려주면 된다.


자유분방한 아이는 항상 왜 이렇게 말하는지 또는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묻고 대화해야 하는데 여기서 앉혀 놓고 마음먹고 하면 안된다. 밥먹다가 무심히 씻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아무날도 아니고 아무일도 없을 때 물어봐야 한다. 이 방법이 생각보다 잘 먹힌다. 어떤 사건이 있을 때 예를 들면 누구에게 크게 혼이 났거나 친구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난 것 같은 날은 묻지 않는 것이 좋다. 운동선수로는 갑자기 이해못할 행동을 하거나 평소에 무기로 쓰던 스킬을 시합이나 대회에서 지속적으로 실패한 날 너무 묻고 싶지만 그날은 참고 지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평온한 일상에서 작은 목소리로 아무렇지 않게 물어보면 생각보다 솔직한 마음을 말해준다.


성향파악에 대한 솔루션이 끝나면 훈련일지를 쓰며 한 단계씩 성장한 기술이나 목표를 스스로 체크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단계별로 보상한다.


물론 쓰기 싫은 날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면 된다. 하루 안쓴다고 안쓰는 것이 습관이 되 버릴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동기부여한 아이는 다음날 자신도 모르게 습관처럼 생각 하고 있다.


매일쓰면 너무 좋겠지만 특별한 날을 기록하는 방식도 좋다. 어른들도 매일 쓸말도 없는데 일기를 쓰게 하면 억지스러운 글이 나오고 일기쓰는 행위 자체를 놓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니 아이들은 주 3회이상만 지켜 준다면 특별한 기술을 성공한 날 어떻게 해서 되었는지를 기록하는 정도로 사용해도 된다. 매일 안쓰고 싶어한다면 동기부여를 다시 해주는 방식으로 반복한다.


훈련일지는 선수로써 자신을 바라보는 수단으로 어릴 때부터 습관화 할 수 있도록 부모들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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