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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자 Mar 17. 2022

엄마, 나 챔피언이 될 수 있을까?

너는 롤모델이 누구니?

작년 봄쯤 인 것으로 기억한다. 1년간 엘리트 훈련을 성실히 해온 우리 아이를 얼마나 늘었는지 보고 싶다고 예전 코치님의 오픈 소식에 찾아뵌 적이 있었다.

“도윤아~ 오랜만이네. 얼마나 늘었는지 볼까? 넌 좋아하는 선수 있니?”라고 물으셨고 도윤이는 대뜸 “이승호요!!”라고 대답했다.


같은 아카데미에 또래의 친구들이 없던 도윤이는 갑자기 시합에서 만난 친구 이름을 말한 것이다.

“아니, 닮고 싶은 롤모델 말이야..” 난 조용히 아이 귀에 귀띔해 주었다.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조코비치라고 대답했다. 그저 닮고 싶은 선수이기보다는 유명한 선수를 말하는 것 같아서 좀 아차 싶었다.


그 당시의 내가 한 번도 아이에게 롤모델에 대해 이야기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다. 1년간 성실히 하긴 했으나 말 그대로 목표 없이 휘두르는 스윙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선수에게 롤모델은 생각보다 많은 작용을 한다. 롤모델이 잘하는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롤모델이라면 꽤나 유명하다는 뜻인데 그들이 그 자리까지 가기 위해 했을 노력과 생활방식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아이들은 단순하게 자세부터 기술과 해온 습관들을 따라 하고 싶어 한다. 자연스럽게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이어지고 엄마의 잔소리에 귀를 틀어막거나 잦은 다툼을 방지하는 보다 훌륭한 방법인 것 같다. 지금에서 생각하면 아무런 정보 없던 나에게 롤모델을 물어봐준 그 코치의 한마디가 없던 롤모델을 만들게 해 준 특별한 사건이 된다.


롤모델 선정을 빠르게 하기보다는 여러 경기 장면이나 스토리를 알아가며 천천히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 그 과정 속에서 본인이 못하는 걸 잘하거나 또는 잘하고 있는 부분을 더 잘하고 싶은 상대를 고르게 되고 자연스레 관심이 아이 자신과 연결이 된다. 자신의 장단점을 알아가기 시작하고 노력하기 시작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것이 롤모델의 핵심이다.


롤모델로 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을 좋아하고 아끼게 된 이유를 알아야한다. 그래야 닮고 싶어 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이든 쇼맨십이든 그것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하나는 막연한 허상의 인물인 롤모델 보다는 아이가 충분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자신의  SNS에 담아보고 롤모델과 비교하며 발전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롤모델에게보여주고 싶게끔 만들어 메세지를 보내보게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SNS 시대라 소통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운이 좋으면 답장을 받는 사례도 종종 있다. 현재 운동을 하고 있는 주니어 선수들 중  인스타나 유튜브를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남의 활동을 보고 눈팅하며 문제점만 지적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에게도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 좋아하는 온라인 활동으로 롤모델을 따라 하며 찍어 본다던지 자신만의 돋보적인 장점을 부각하는 등 이 활동을 통해 지루하거나 억지스럽지 않게 선수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된다.

실제로 운동의 순위에 관계없이 협찬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그것을 단순히 운동을 잘하는 아이들에게만 돌아갈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시작도 하지 않으면 나만 손해인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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