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은 날

by 최최

아침에 첫째가 자다 깨서 말했다.

-엄마 눈 뜨고 싶은데 눈이 안 떠져.

-안 떠지면 감고 있으면 돼지.

-엄마 보고 싶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 순식간에 코끝이 찡, 눈가엔 눈물이 핑 돌았다. 말없이 아이를 꼭 안았다.

아이들은 나면서부터 엄마를 사랑한다. 어린 나를 먹이고 재우고 웃어주고 안아주는 사람. 그 사람이 나라니. 처음엔 그 사실이 적잖이 부담스러웠다. 처음 몇 달은 모성애가 일어서가 아니라, 내가 돌보지 않으면 이 작은 생명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기에 정신없이 살았다. 사랑해서 보다는 나 때문에 아이가 잘못되었을 경우 감당해야 할 죄책감이 무서웠다.

아이가 커갈수록 사랑이 쌓여, 이전보다는 진심 어린 마음으로 대하지만 여전히 내가 먼저 일 때가 많다. 점점 더 우리 엄마 같은 '엄마'가 영영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랑받고 자란 사람은 사랑할 줄 안다는데 나는 왜 이렇게 이기적인가. 여전히 아이를 키우는 지금이 무용하다는 생각은 느닺없이 찾아와 마음을 어지럽힌다.

이내 아이의 사랑이 내가 뭔가를 잘하고, 잘나고, 훌륭해서 받는 것이 아님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마음에 적어도 고마워할 줄 아는 염치를 갖자고 마음먹는다. 그래서 눈물이 났을까.

자식을 사랑한다는 건 뭘까. 분명 너를 위해 대신 죽을 수도 있는 나인데 당장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힘들다. 죽는 편이 쉽다.
네가 없다는 생각은 가정으로도 하고 싶지 않은데 혼자이고 싶다.

이런 나를 보고 방긋 웃는 아이. 내 품을 파고드는 아이. 그래, 너는 사랑.


#내가 뭐라고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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