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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Nov 13. 2023

그립고 보고 싶은

얼른 좋은 곳으로 가세요.


       사무치다

                 정 여사

나도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사무치다  사무치다

잘 가시라 잘 가시라

인사말도 못 들었소

나는 영정 사진을 보고 있소
 
엄마는 꿈속에서 웃고 있소

어쩌라고 어쩌라고 맴도는가

49제 지나면 훨훨 떠나야지

어쩌라고 맴도는가

못다 한 말이 있는가

속시원히 하소
하소연도 좋소

할 말 다하고 길 잃지 마시고

훨훨 훨 가시오

모두들 슬픔은 잠깐인가 보오

나는 그리움으로 살려하오

보고 싶어 죽겠다 싶으면

하늘을 보려 하오

내 걱정 말고 훨훨 훨가오

엄마 사랑 내 사랑

 


엄마의 꿈속에서도

할머니는 병원복을 입으신 채

병원 복도를 서성이며

다른 사람들과(영혼들과) 수다를 떨며

즐겁게 놀고 계셨다고 한다.

걱정하지 말라며

이젠 아프지 않다며

행복한 미소를 보이시던 할머니

왜 49제가 지나도록

퇴원을 안 하시고 병원을 맴도시는지...

병실에 누워계신

할머니를 끝까지 보지 못한

나와 엄마의 아쉬움이

투영된 것인지...

할머니

이제 평안해진 얼굴을 보면 안심이지만

병원 옷 입고 서성이는 모습은

가슴에 사무친다.


오래전 할머니는 다리수술로 입원했을 당시

퇴원해야 하는데

병실 사람들과 친해져 헤어지는 게 아쉽다며

퇴원을 거부했던 할머니

지금도 병원에서 친해진 영혼들과

헤어지기 싫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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