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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Nov 07. 2023

49제에 다시 뵙는 할머니

보고 싶어요. 그리워요.

꿈속에 난 아주 이숙한 곳에 있었다.

 집의 안방에 누워 자고 있었다.

나도 내가 거기서 왜 자고 있나 싶었던 그 순간

병원 옷을 입은 할매가 내 옆에 누우셨다.


"보고 싶었다."


이 한마디에  할매 품에 안겼다.

꿈인걸 아는데도 너무 포근했다.


"내는 이제 안 아프다. 내 걱정 말고 잘 먹어래이."


난 할매의 모습 하나하나 살피며

할매를 어루만졌다.

뭔가 포근하며 부들부들했다.


그러다 할매 배를 보았다.

쭈굴쭈굴해진 배...

수술 자국이 있는 배


분명 할매와 함께 누워있었는데


장소가 바뀌었다.


할매가 밥을 사주고 싶다며

어느 식당으로 데리고 가셨다.


"여기 음식 마음에 드는 거 포장해 가라. 집에 가서 맛있게 먹어라."


할매는 살아서도 돌아가셔서도 손녀 끼니를 걱정한다.


할매가 쥐어 준 돈 5만 원을 받고 음식 포장하고 뒤돌아서니

할매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식당을 나오자 이숙한 거리처럼 보여

오르막을 올라갔다.


할매 집이 보여야 하는데

웬 광장이 나타났고

청소년 정도의 아이들이 광장에서

공놀이도 하고 서로 수다 떨며 놀고 있었다.


난 다시 할매 집을 찾지 못한 채

그대로 공중에 날아 튕겨지듯 그 광장에서 벗어났다.

광장에서 놀던 아이들이 날 비웃듯 웃는 게 보였다.


그렇게 난 그 꿈에서 벗어났다.


아침에 깨어

먹먹했다.

49제라 오늘 절에 간다.

할매가 알고 찾아오신 거 같다.

할매 뵙고 돌아가는 길 꼭 맛난 거 사 먹고 가란 뜻이 아닐까...

그나저나 할매는 왜 병원복을 입고 계신지...

고운 옷 한 벌 해드려야겠다.

할매가 그리 입고 계시니 속상하다.

병원에 내 누워계셨던 사진만 봐서 그런 건지...

그래도 표정이 밝아서 좋았다.

평안해 보였다.

그리 보고 싶었던 할매를 이렇게라도 보니

좋으면서도 눈물이 고인다.

울지 않으려고 참는다.

아이를 안고 웃어보는 아침이다.



어느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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