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효녀가 찾아간 고깃집[더도이 축산 직영점]

밀면이가? 냉면이가?

by 넌들낸들

작년에 발목 골절 수술 후

약 일 년이 다가오는 시점

엄마는 발목에 철심을 빼기 위해 수술실에 들어갔다.

수술을 앞둔 엄마의 뒷모습은 너무나도 귀여웠다.

병원에서 요구한 머리 묶음 이라네요.

환갑의 나이에 귀여울 수 있다니

얼마나 축복인가


배드에 누워 수술실로 이동하며 엄마는 딸들에게

"안 우나?" 하고 물어본다.


"뭐 발목 수술 가지고 눈물 흘리겠노."


"지난번에 울었잖아?"


"아닌데. 안 울었는데?"


"글나..."


"그럼 있어봐. 눈이라도 좀 찔러볼게."


나의 대답에 조무사분도 웃으시며 따님 감정 잡아야겠다며 농담이 오갔다.



수술실로 들어가기 직전까지 우린 우스꽝스럽게 엄마의 긴장을 풀었다.


수술실 바로 앞, 엄마와 헤어지기 직전에

불꽃 효녀가 남긴 말은 간호조무사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엄마 수술 잘하고 나와. 그동안 우리는 밀면 먹고 올게. 맛집이면 엄마 퇴원하고 가게 미리 맛보고 올게."


엄마를 수술실에 넣어두곤 쿨하게 밀면집으로 갔다.

여긴 다음 기회에...

병원 근처 맛있는 밀면 집이라 해서 왔더니

오늘따라 휴무다.


그래도 점심은 먹어야 했기에


작년 엄마가 입원했을 당시 병원 근처에서 맛있게 먹은 밥집을 향했다.

점심 특선 메뉴가 아주 혜자롭다.

고기 양이 작아보였는데 우리에게 딱 맞는 양이었다.

작년엔 계란 프라이 셀프로 부쳐 먹었던 거 같은데 이번엔 안보였다.

작년엔 소고기 점심특선으로 시켜 먹었는데

소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고기 추가해서 더 구워 먹었다.

오늘은 동생이 돼지 양념이 먹고 싶다고 해서 돼지 점심 특선으로 시켰다.

솥밥과 막국수, 돼지 양념갈비, 구수한 된장찌개를 둘이서 알차게 먹었다.

돼지보다는 소고기가 더 맛있는 거 같다.


"이모님 숯 치워주세요. 저희가 배가 작아서 숯이 다 아깝네요."


"숯이 아깝다고 말한 손님은 처음이에요."


가끔은 먹방 유튜버들이 부럽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많이 시켜 다 맛보고 싶은데

배가 작아 다 맛보지 못할 때 너무 아쉽다.


알차게 점심 먹고 수술실 앞에 한 시간 정도 앉아 있으니 엄마가 나온다.

마취가 깨며 해롱해롱한 상태로 딸들 얼굴을 보자마자 한다는 소리가


"밀면이가? 냉면이가?"


조무사 분께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

동생과 나도 너무 웃겼다.


"엄마랑 같이 밀면 먹어라고 그러는지 오늘 휴무더라. 맛도 못 봤다. 대신 막국수 먹었다. "


"다음에 퇴원하시고 밀면이랑 만두 같이 드시러 가면 되겠네요."

조무사 분께서도 웃으며 한마디 하셨다.


배드에 누워 이동하면서도

엄마는 냉면인지 밀면인지 계속 물었다.


눈뜨자마자 딸들이 뭐 먹으러 간다고 했는지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엄마 퇴원하면 밀면 먹으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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