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확립과 독립성 키우기 : 실행
지금 적극적으로 실행되는 괜찮은 계획이 다음 주의 완벽한 계획보다 낫다. - 조지 s 패튼
“너무나 고맙게도 그 계기가 생겼다. 퇴사는 삶의 고삐를 당길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눈가가 촉촉해진 건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MBC 김대호 아나운서가 퇴사 결정을 전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단순히 직장을 떠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찾으려는 깊은 고민이 있었다는 점에 크게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습니다. 그가 14년 동안 한 직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자부심을 이야기하며 나이가 40을 넘은 시점에서 "내가 운전대를 쥐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 그 말이 내 마음 깊은 곳에 와닿았습니다. 몇년 전 내게 던져진 질문도 똑같았습니다. “내가 선택한 다른 인생을 어떻게 살아볼 수 있을까?" 그 당시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여는 중요한 시점이라 느꼈고 이직을 결심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으니까요.
2005년 삼성 대졸 공채로 입사해 13년 9개월 후, 2018년에 임기제 공무원으로 잠시 전향한 경험이 있습니다. 사실, 안온한 직장을 떠난다는 것은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었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선택을 고민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에 끙끙 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아니면 영영 변화의 꿈도 꿀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내가 하는 홍보마케팅의 찐 전문가가 되려면 유튜브, sns 등 다양한 매체를 다뤄봐야 함은 물론이고, 홍보마케팅의 대상도 두루 섭렵해야 합니다. B2B처럼 기업 상대도 있고, B2C처럼 일반 소비자 상대, 지자체처럼 홍보의 상대가 시민이기도 합니다. 제가 오너가 아닌 이상 평생 다닐 수는 없는 것이고, 언젠가는 나와야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겁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시민들과의 접점인 지자체 공무원이었죠.
물론, 가끔은 내 아들이 "엄마가 그때 이직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집이 정말 조용했을 것"이라고 말할 때, 멈칫합니다. 사실 삼성을 나온 이후 지자체, 스타트업, 중견기업 등 다양한 회사를 다니면서 풍파가 끊이지 않았거든요. 요 꼬맹이도 기특하게 안온함의 의미를 아는 겁니다. 우리 가족의 평화에 일종의 누를 끼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나는 그런 안정에 안주하기보다는, 변화와 도전을 선택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배우고 싶었고, 그것이 내 선택의 이유였습니다. 가끔은 처절할 정도로 힘들고, 땅을 칠 정도로 후회될 때도 있지만, 나는 적어도 생각을 넘어 실행에 옮겼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결국 나는 비겁하게 생각만 하고 있지 않았어요. 그리고 내 삶은 내가 주도해야 하기 때문에, 그때의 결정과 실행엔 지금까지 크게 아쉽진 않습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거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세상에서 가장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의아했지만, 이 말을 곱씹어보면 그 뜻이 명확히 다가옵니다. 마윈이 말한 ‘가난한 사람’은 물질적 가난이 아닌, ‘정신적으로 가난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즉, 끊임없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거죠. '실행'이야말로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결국, 실행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행하지 못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자기 확신이 부족해서 생깁니다. 현실에 비치는 뉴스와 그 안에 감춰진 기자들의 고충, 악재. 기자의 생명과도 같은 기사 하나마다의 사연을 담은 2008년 드라마 <스포트라이트>를 보면서 저는 2004년에 기자 시험에 우수수 떨어지며 고뇌에 휩싸였던 시절을 떠올리며 대리만족했습니다. 한 대사가 기억납니다. "계단의 처음과 끝을 다 보려고 하지 마라. 그냥 내딛어라." 이 말은 어떻게든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내가 그때 언론사 입사만 고집하지 않고 바로 기업으로의 취업으로 전향했던 것처럼 말이죠.
퇴사나 이직도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회사가 나를 받아줄 여력이 있어야 하고, 내가 나이를 떠나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 또한 있어야 합니다. 그 시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 확신이 필요합니다. 공교롭게도 김 아나운서의 퇴사 관련 이야기를 담은 에피소드를 시청한 날은 내가 4번째 회사를 사직한 날이었습니다. 내달 다른 업계에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2025년, 새로운 시작을 고민하고 망설이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습니다. "자기 확신이 들거든, 그냥 내질러라." 고민해봐야 시간은 계속 흐릅니다. 우리의 귀한 시간을 지금 본인의 것으로 잡고 행동으로 반드시 옮기세요. 입운동만 하지 말고, 몸과 마음까지도 함께 움직이세요. 그래야만 일말의 후회도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 이 순간을 온전히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