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가방?
어린이날 받고 싶은 선물을 물었더니 참외 가방이 갖고 싶다고 한다.
우리 집에서 가장 유행에 앞서 가는 초등 3학년의 말이라 진짜 그런 게 유행하나 보다 싶어 되물었다.
"참외 가방? 그런 게 있어?"
"아니, 참외가 아니고 샤-네-엘, 샤넬가방!"
그제야 깨달았다. 요 녀석이 또 농담을 했구나.
샤넬 가방이라고 한 걸 나는 참외 가방으로 들은 게다.
보람(가명)이는 새로운 단어, 개념을 들으면 어떻게든 써먹어보려는 욕심이 있는데,
유튜브에서 샤넬이라는 브랜드 이야기를 들었나 보다.
5월 초 한국 출장을 계획하고 있어 어린이날 선물을 사가려는데 갖고 싶은 게 있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샤넬 가방으로 농담을 한 것이다.
샤넬가방이 내게는 왜 참외가방으로 들렸을까?
1. 카카오 페이스 톡을 켜놓고 업무를 하며 얘기하던 중이라 집중을 안 해 잘 못 들었을 가능성
2. 초등학교 3학년에게 갖고 싶은 선물을 물었는데, 샤넬이라는 단어가 나올 리가 없다고 생각했을 가능성
3. 나이와 함께 청력이 급격이 떨어지고 있을 가능성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샤넬이 참외가 된 게 아닐까?
진짜로 갖고 싶은 것은 토토로 캐릭터 선물이라고 한다.
최근에 이웃집 토토로를 봤는데 토토로 선물이 갖고 싶은 모양이다.
일본에서 자연이 울창하고 잘 보존된 숲을 가봤을 때 이웃집 토토로 같은 애니메이션이 우연히 나온 게 아닌 것 같다고 느낀 적이 있다. 그만큼 숲이 울창하고 신비한 분위기였고, 그런 자연이 예술가들에 영감을 주는 게 아닐까.
혹시 참외 가방이 있나 궁금해졌다.
검색해 보니 참외 가방은 없는데 멜론이나 과일을 컨셉으로 한 가방, 안경집 같은 건 실제 있나 보다.
그리고 참외 가방은 아니지만 참외 사진이 들어 있는 에코가방은 실제 있었다.
세상은 넓고 희한한 가방은 많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