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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새봄 Mar 04. 2024

나에게 하루가 사라졌다

나도 한 체력 했었는데 

소싯적에는 하루에 두 개의 산을 탄 적도 있었다. 날 다람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등산을 하면 쉬지 않고 잘 타는 편이다. 그렇게 국립공원을 뒷산처럼 다니면서 몇 년을 인증하고 다니다 보니 체력의 끝판왕이라고 자만하고 있었나 보다. 


이제는 놀러만 갔다 와도 하루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하루의 충분한 휴식기가 필요한 것이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근육통을 즐길 만큼 좋아하던 내가 지금은 통증이 점점 커져서 빨리 지나가기를 손꼽아 기다리기까지 한다. 


이번에는 남편이 운전을 왕복으로 하고 시부모님과 함께 다녀온 포천과 철원 여행. 하나도 안 힘들 줄 알았다. 음식은 시어머님 담당이고 나는 가이드 역할만 하는 것이기에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고, 너무 재밌었다. 


2박 3일간의 여정으로 다녀온 직후 낮 12시 즈음에 집에 도착하였는데 그 이후의 기억이 사라져 버렸다. 강아지들도 우리도 떡실신이 되어서 배고픔도 잊고 잠에 빠져들었다. 아침에 우리는 당황한 나머지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 나이가 먹는다는 게 이런 건가?"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이래서 평상시에 체력(근력)을 길러나 야 하는 가 보다. 무슨 일을 하든지 근력이 있어야 회복이 빠르고 다치지 않는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게 된 하루였다. 


2024년의 3월 3일 사라진 나의 하루에 대해 잠시 안녕을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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