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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새봄 Mar 11. 2024

함께 나누면 복이 와요

운은 나눈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사회 초년생 때는 내 것을 하나라도 누가 빼앗아 갈까 싶어서 컴퓨터 폴더에 꼭꼭 숨겨 놓거나 외장하드에 넣고 다녔다. 그게 대단한 무기가 되는 것 마냥 애지중지했다. 지나고 보니 아무 쓸모없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그러다 이런 나의 생각이 깨진 계기가 있었다. 외장하드를 컴퓨터에 꽂아둔 채 잠시 화장실에 급하게 다녀왔다. 다녀왔을 때 같은 영어과 선생님이 나의 외장하드에 있던 자료를 자신의 폴더에 옮기는 것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너무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 뭐 하시냐고 물어봤더니 돌아오는 대답도 당연히 허둥지둥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 계속 쏟아졌다. 


그래서 서로 민망한 상황이 계속될 수 있을 것 같아 "미리 말씀하시지~제가 자료 드렸을 텐데요."라고 상황을 마무리했다. 평소라면 화가 나서 뭐라고 쏘아붙여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너무 황당한 나머지 그냥 그 시간을 피하고만 싶었다. 


그러고 나서 며칠 동안 그 선생님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렇게 해서 내려받은 자료를 어디에 쓰려나 하고 보았지만 전혀 쓸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느꼈다. 아무리 좋은 자료라도 본인이 직접 고심하고 만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 사건이 있던 이후로 나의 고정관념이 깨져버렸다. 


그 이후로 나는 만든 자료나 템플릿 같은 것이 있으면 공유하고 오픈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내가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나는 인심 좋은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고, 당장 필요해서 가져간 자료라도 본인이 사용하지 않으면 전혀 활용되고 있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좋은 것을 자꾸 나누려고 하다 보니 나에게 좋은 일이 계속 연속적으로 생기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움켜쥐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다 내 것이 될 수 없고,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나눌 때 훨씬 더 에너지와 긍정의 파워가 세진다는 것도 이제는 알겠다. 


더불어 사는 세상,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있는 게 얼마나 다행 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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