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땠을까?

도쿄에서의 둘째 날

도쿄에서의 둘째 날,
많이 피곤했는지 너는 쉽게 일어나지 못했어.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빵과 커피로 하루를 시작했고,
오후 두 시까지 너를 기다렸지.


그동안 글을 쓰고, 듀오링고로 독일어 공부를 하고,
지인과 톡을 하며 나름의 시간을 보냈어.

전날 오래 걸었던 탓에
네 몸이 많이 지쳤나 보다 싶었어.


두 시가 조금 넘어 일어난 너는
먼저 “미안해.”라고 말하더라.

그 사과를 들으며
나는 이 여행의 방향에 대해 잠시 고민하게 되었어.

너와의 남은 기간은 단 이틀인데 오전은 이미 버렸으니 1.5일이 남은거야.


오전 내내 내리던 비는
우리가 숙소를 나서려던 세 시쯤 그쳤어.


첫날 갔던 신주쿠 타워레코드는
K-pop 앨범을 판매하는 층이 공사 중이라
앨범도 별로 없고, 너는 원하는 만큼 구경하지 못했지.


그래서 너는
시부야 타워레코드에 다시 가고 싶어 했어.


우리는 우선 배가 고파서 규카츠 맛집을 찾아

갔는데 대부분 한국인 손님이었어.^^

밥을 먹고 나서 여유롭게 시부야 타워레코드를 찾았어.

길도 복잡하고 여러 번 물어야했지만 잘 찾아갔어.

무엇보다 신주쿠보다 상품이 많아서
너는 원하던 앨범을 손에 들고 한참을 고민하다 몇 장 고를 수 있었지.


그 후 돈키호테에 들러
너의 쇼핑이 시작되었어.

나는 필요한 게 딱 하나... 친구가 립밤을 사다달라던 거 하나만 찾았어.


거침없이 담는 너를 보며
일정 금액 이상은 어렵다고 말했고,
우리는 절충안을 찾아 물건을 골랐어.


오롯이 너를 위한 여행이었기에
내가 먹고 싶었던 타코야끼는
결국 한 알도 먹지 못한 채
숙소로 돌아왔어.


아침부터 어깨가 아프다던 너는

필요한 물건을 다 사고 숙소로 오자

다시 아프다며 샤론 파스를 찾았지만 숙소 근처 돈키호테에는
의약품을 판매하지 않고
어깨가 심히 아프다는 너의 말에
약국 문 닫기 5분 전, 급히 뛰어나갔지.

엄마는 이리 저리 뛰어야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더라...


겨우 파스를 사고
곤약젤리와 타코야끼 재료까지 사 들고
한국에 돌아가 해 먹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품은 채 숙소로 돌아왔어.


너도 미안했던 걸까.
또 한 번의 사과를 했어.


마지막 날 밤을
조금 더 잘 보내고 싶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어.


나도 이틀 동안 쌓인 피로가 있었고,
너만큼 잠을 자지 못해
그저 눕고 싶은 마음뿐이었지.


제대로 된 마지막 밤을 보내지 못한 채
불편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웠어.


쿨쿨 잠든 너를 보며
내가 이 여행을 오려 했던 이유를 떠올렸어.


너와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은
결국 아이돌 이야기들에 가려
꺼내보지도 못한 채였고,
나는 여러모로 아쉬웠어.


내 마음이 넓지 못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던 밤.

너는 어땠을까?

작가의 이전글처음과 지금, 도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