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소영 Jun 27. 2019

파도를 맞은 후, 위로의 요가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다고 했다. 호감을 가진 사람의 마음도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데 그렇지 못한 사람의 마음은 오죽할까. 급기야 후자는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배척의 대상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마음이라는 것들에 악은 없다는데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상처가 난무해 안타깝기만 하다. 사실 안타깝기만 한 건 아니고 무섭다, 이젠.

 한동안 그 두려움으로 내 마음마저 혼란했다. 정면으로 꽂힌 것도 아니고 사이드에서 한눈팔다 맞은 파도에도 정신은 혼미했다. 서핑도 초보이듯 마음 다스리기도 초보라 그런가 보다.

 그 큰 파도를 피크에서 맞은 이들은 얼마나 아프고 두려웠을지 감히 생각해본다. 때때로 공포에 가까운 파도를 만나면 서퍼들은 간신히 위험을 모면하거나 크게 다치기도 한다. 그동안 신나게 라이딩하던 이들도 손쓸 수 없는 대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배우게 된다.

 이번에 내가 피크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파도를 정통으로 맞지 않은 것에 안심할 수만은 없다. 거센 파도를 나도 언젠가 만날지 모른다. 바다에 뛰어든 누구라도 그렇다.

 그치만 한 번 휩쓸고 간 파도는 우리를 보듬기라도 하듯 거짓말처럼 다시 잦아든다. 자연에는 인간이 결코 따라 할 수 없는 포용력이라는 게 존재하는 거다.



 며칠간 몸살처럼 정신 앓이를 했다.

 내가 아는 한 약해진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오로지 나,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내 몸에 집중하는 것. 자꾸만 타인에게 사용하느라 좀먹던 정신을 내게로 돌려 근육을 움직이다 보면 쓸데없이 허비되던 힘이 나를 위해 축적된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살고 있는 나는 그 방법밖에 아는 게 없다.
 그렇게, 마음이 힘든 만큼 요가를 했다. 온몸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마냥 땀이 쏟아졌다. 그만큼 집중을 했기 때문일 거다. 한바탕 울고 나니 정말이지 위로받은 기분이 들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려워, 어쩌면 누구도 나를 이해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를 이해하고 위로할 수밖에.

 나는 나와 마주 보고 있을 뿐, 다른 것에 관심이 없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1평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