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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연가 (戀歌)

열심히 살아온 아저씨들을 위해 부르는 노래

by 김정룡

나도 한 때 청춘이었다


하루하루 견디어 온 날들

돌이켜보니 한 순간이다


매일 오르던 인생의 산

어느새 정상 지나 내려다보니

저만치 끝이 보인다


그사이 놓쳐버린 열정과

생기 잃은 희망은

새 도전을 비웃을지라도


난 아직 불러야 할 노래가 있다


남은 한 줌 에너지 주워 모아

운명이 연출한 무대에서

일상(日常) 악단의 연주에 맞춰


마지막 노래를 준비한다


아저씨의 낭만과

아저씨만의 연민과

아저씨이기에 지켜낸 삶과 희망을


운율에 맞춰 부른다


아무도 부르지 않는

아저씨들을 위한 연가를



이 시대의 아저씨를 위해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저씨 연가라는 말조차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저씨들, 40대 중년에서 60대 이후 노년들에게도 시와 노래의 소재가 될 만한 정서적 스펙트럼이 있습니다. 중년 남자의 삶 속에도 사랑, 애환, 기쁨, 갈등, 두려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스스로 부르지 않으면 누군가 불러주어야 할 노래들입니다.


중년을 대표하는 아저씨라는 단어는, 통념적으로 비정서적인 인격체의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편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저씨들은 사회와 가정을 지키는 최전선에 삽니다. 그래서, 시시콜콜 자신의 나약해짐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로맨틱하고 싶고, 상처를 나누고 싶고, 나이와 상관없이 꿈을 이루고 싶어 합니다.


그들은 정서적 표현에 익숙지 않습니다. 아내에게 조차도 마음을 잘 표현 못합니다.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같은 아저씨의 삶을 살아온 처지에서 그들의 정서를, 아니 제가 느낀 감정을 글로 보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이 저에게도 카타르시스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브런치 작가로 중년남자의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직장생활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깊은 정서적 체험을 했습니다. 글을 쓰며 치유를 경험했습니다. 우연히 이 글을 읽는 아저씨들에게도 공감과 healing의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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