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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라봄 Jun 25. 2024

우리가 만드는 소리

우리에게 의미가 되는 소리

으~~악! 아침에 처음 맞는 첫 사람, 남편과 포옹하는 소리

말없는 응원과 따뜻함으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

부~~앙! 부~~앙! 기상 시간에 맞춰 믹서 돌아가는 소리

얼른 일어나라는 듯 경적같은 코스버튼으로 야채주스 만드는 엄마의 잔소리

부스럭, 부스럭! 각자 침구 정리하는 소리

이불이 간혹 뒤집혀 정리되어 있는 건 눈을 비비는 소리 덕분이겠지

윙~윙~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세탁 담당은 2호인데 야영중이라 엄마의 일거리가 될세라 눈치빠른 츤데레 같은 1호의 소리

쾅~쾅~ 계단 내려 오는 소리

2층 화장실을 형아가 사용 중이니 1층으로 내려오는 배려의 아이콘 3호의 발걸음 소리


꿀꺽! 꿀꺽!  평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빨려 들어가는 야채주스 마시는 소리

요거트를 넣었더니 입에 맞지 않는지 불평보단 요청하는 1호의 소중한 의견 소리

쩝!쩝! 김에 밥 뿐인 김밥과 물김치를 맛있게 먹는 젓가락 소리

밥 먹으며 자작극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3호의 웃음 소리

찌지직~ 스터디카페로 향하는 1호의 가방 지퍼 닫는 무거운 소리

묵묵히 걸어가는 그 걸음에 안쓰럽기도 하여 기도에 눈물까지 보태어 응원하는 소리

윙~윙~ 마음 청소 하듯 구석 구석 들었다 놨다 흡입하는 청소기 소리

쓱~쓱 영어 문장 베껴쓰는 소리

2년 후 영국을 가겠다는 집념으로 쓰는 건지 그리는 건지 확인 불가능한 소리


우리가 만들어 낸 소리

우리가 숨쉬는 소리

우리가 함께 걸어가는 소리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소리

일상속에 임하는 하나님의 소리


"...거문고 타는 자가 거문고를 탈 때에 여호와의 손이 엘리사 위에 있더니...(열왕기하 3장15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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