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에겐 한 없이 좋은 사람인, 두려운 아빠
*(폭행 당시 상세한 묘사로 불쾌할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넘기시길 바랍니다.)
아빠에게서 얻은 상처와 후유증들은 잊을만해도 나를 힘들게 한다.
그중 제일 잘 보이는 이마의 흉터.
그날도 미친 듯이 맞았고, 아빠가 집안의 물건을 다 집어던져서 비디오테이프와 DVD 곽이었나? 다 방바닥에 흐트러져있던 게 기억난다.
나와 동생은 엄청난 구타 뒤에, 무릎을 꿇은 채 울고만 있었다. 특히 나는 아빠가 던져서 부순 나무 의자의 등받이 막대 부분으로 머리를 맞은 상태였다.
그만해 주기를 바라면서 땅바닥만 바라보고 있었고, 땀과 눈물이 뒤범벅되어 흘러내렸다. 그때 무언가 끈적한 게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저 손을 모아 무릎을 꿇으며 울먹거리고 있었다. 그저 끈적한 땀이라고만 생각했던 액체가, 눈을 지나 손등에 떨어지자 붉은 액체로 변하였다.
나는 그때까지도 몰랐다. 내 이마에서 피가 흐르는지. 어떻게 그 고통이 안 느껴졌을까? 나는 그저 '땀이 왜 빨간색이지?' 하고 만졌고, 액체는 끈적였다. 이윽고 아빠의 거친 욕이 들려왔다. 나를 보고 재수가 없다며 나의 손수건으로 이마를 둘러 감아 지혈을 했다. 그제야 내 이마에서 피가 흐르는구나 느꼈다. 아빠는 병원에 가게 나오라며 성질을 냈다. 나는 그 와중에도 이 폭력이 멈춰진 것에 대한 안도감과, 돌아왔을 때까지 동생이 방을 치워놓는 눈치가 있기를 바랐다.
아빠의 오토바이를 타고 병원에 도착하였다. 응급실이었던가 아빠는 막무가내로 병원 직원들과 말다툼을 하였다. 아마 접수하고 절차를 지키라고 했던 거 같은데, 아빠는 ‘지금 애가 다쳐서 피나는 거 안 보이냐’며 일단 수술부터 하라고 성질을 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걸까? 아니면 빨리 이 순간을 해치우려는 걸까?' 하는 오묘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수술대에 누웠고 이마를 몇 바늘 꿰매었다. 아팠지만 이후가 걱정이었다. 아빠는 우리에게 돈 드는 것을 매우 싫어했기에.
그래도 큰 일을 겪어서일까? 수술 직후 나의 손을 잡고 여기저기 다니던 아빠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역시나 착한 모습을 보였다. 아까는 너무 급해서 그랬다며, 수술 잘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젠틀한 모습을 보이기에 조금은 마음을 놓았다.
그러나 수납 한 뒤 표정이 굳더니, 인적이 드문 복도에서 나에게 발길질을 하며 폭력을 행사했다. 이 돈이면 밥이 몇 끼인 줄 아냐며 몇 분간 때렸다. 본인이 벌인 일에 내가 다친 건데, 그마저도 나는 화풀이 대상이 되었다.
집에 돌아가는 길, 동생이 제발 방을 치웠기를 바랐다. 혹시 했지만 동생은 그 자리 그대로 앉아있었고, 물건들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깜짝 놀란 나는 물건을 치우려고 집어 올리기 시작하였고, 아빠는 역시나 동생에게 '그동안 안 치우고 뭐 했냐'며 폭력을 행사하였다. 나는 울면서 빨리 치우겠다고 하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