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까기 ep.3

by xohee

그는 계속해서 나에게 '외계인인 줄 알았다.'라는 등의 막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분조장인지 이유 없이 사소한 것에도 화가 나있는 사람인데, 가끔은 '착각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게 말을 걸어왔다. 그 내용이 조금 이상했지만.


다들 자양강장제를 마시고, 나도 가끔 마시기에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굳이 자기를 위해 넣어뒀냐는 말에 그냥 "네"라고 답하였더니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고 갔다.


여느 때처럼 출근한 날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던 그 사람은, "오늘은..", "나름 봐줄 만하네"라고 했다.


별 다른 말 없이 지나간 것에 대해 안심하면서도, 무언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평소에는 넉넉한 옷을 입는데 그날은 핏 되는 옷을 입었기에 훑어보고 말을 바꾼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주방에서 사장님과 나누는 대화가 심상치 않았다. 둘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내 얘기를 한 것은 분명하였다.


중간중간 잘 들리지 않았지만 귀를 기울여봤다. 사장님이 "호텔에서 그런 말하면, 요새는 직장 내 괴롭힘이랑 성희롱으로 신고당해요"라는 말에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한 거지? 기분이 언짢아졌다. 실장은 '뭐 그런 걸로 그렇게까지 하냐며, 빡빡하게 군다'는 식으로 말하였다.


그러나 이내 불안했는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사장님이 본인이 한 말들을 호텔에서는 이런 걸로 신고한다던데, 00(내 이름)는 착해서 신고 안 할 거지?'


그 말에 기가 막혔다. '그게 신경 쓰이면 하지를 말았어야지?' 짜증이 났지만 계속 봐야 하는 얼굴이니 참았다. 그러고는 모르는 척하며 계속 대답을 피했다. 일하러 가봐야 한다던지, 시선을 회피하고 일부러 다른 곳으로 걸어간다던지.


그날 이후쯤 나에 대한 무시가 시작되었다. 출퇴근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았고, 식사 때 인사를 해도 내 인사만 무시하였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인사하였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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