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으로부터 벗어나기 도전
처음으로 독립을 하려니 설레는 마음도 있었으나, 그보다 막막함이 컸다.
말로만 듣던 부동산 계약.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친구에게 공인중개사를 소개받아 의외로 빠르게 구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해보는 전세대출에 머리도 아프고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순차적으로 잘 해결되어가고 있었다. 집주인도 좋아 보였고, 이제 남은 것은 몰래 짐을 빼내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맥시멀리스트였기에, 휴일이 겹쳐서 걸릴 수밖에 없을 거라 예상했었다. 일단 초반에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조금이라도 짐을 옮겨 놓았다.
그리고 이사 3일 전쯤 되었을까? 엄마에게 독립할 것에 대하여 알렸다.
그러자 돌아온 엄마의 반응은 의아하였다. '네가 어떻게 집을 구한다는 거냐. 다 컸네. 네가 나가긴 왜 나가냐. 나가려면 동생이 나가야지. 퇴근하고 와서 네가 자고 있는 얼굴을 보거나, 방문 너머에 네가 자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흐뭇했는데, 엄마는 어떡하라는 거냐'
엄마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하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를 들은 나의 머릿속에는
'?'
오로지 물음표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 반응은 뭐지? 이제 와서? 언제부터 나를 아꼈다고?'
엄마는 진짜로 집을 계약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하였고, 며칠 후 짐만 옮겨서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고 하였다.
그러자 엄마가 잘못한 건 동생인데 네가 왜 나가냐며, 동생을 그 집에 내보내자고 했다.
'??????'
'이건 또 뭔 소리지?' 이어지는 황당스러운 말들
내가 계약한 거고 내가 힘들어서 나간다는데 무슨 소리냐니까, 엄마는 그러니까 동생을 내보내면 되는 거 아니냐고 계속 말한다.
그래서 동생이 독립하고 내가 본가에서 같이 살면, 걔를 안 볼 수 있냐니 명절 같은 때는 봐야지 '가족인데'라고 말한다. 숨이 막혀온다.
"그것 봐. 난 아예 안 마주치고 싶다니까?"라고 말하는 나에게, 엄마는 가족끼리 도대체 왜 그러냐며 또 내 탓을 한다.
그러고는 다시 내 돈으로 계약한 방을 동생에게 주자고 말한다. (그 당시에는 깊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엄마도 동생이 감당 안 됐지만 내보낼 돈은 없으니 나를 이용해서 내보내려 했던 거 같다.)
'내 명의로 계약하고 대출 내고, 돈 낸 건데 걔가 잘못하면 어떡하냐'라고 따지니 그러지 않을 거라는 식의 답변... 대단한 아들 사랑에 숨이 막혀온다.
무시하고, 어쨌든 내가 나가서 살 테니 그렇게 알라고 했다. 엄마가 울어서인지 울고 싶지 않았는데 눈물이 따라 흘렀다. 진작에 지금 모습의 반이라도 보여주지.
이미 늦었다고.
엄마는 그러면 '본가에 와서 가끔 밥이라도 먹고 가라'라고 하였다. 나는 동생과 마주치지 않게 할 것을 당부하였고, 알겠다고 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