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가는 의문

엄마의 말

by xohee

동생이 방문을 열자 나는 문을 닫으려 하였고, 당시 컴퓨터 게임만 하던 동생과 헬스를 하던 나의 힘 차이로 인하여 방문을 닫아내는 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곧바로 내 뒤에서 뭐하는거냐며, 엄마의 호통이 들려왔고 엄마가 다가와서 문을 열어버렸다.


그러고는 얘기 좀 하자며, 다 같이 거실에 나오라고 하였다. 도대체 둘 다 왜 그러냐며 다그치는 엄마. 한 귀로 흘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동생이 엄마에게 가장 운운하며, 가장이 왜 집에 붙어있지 않냐고 따지는 말에 어이가 없어졌다.

맨날 방 안에 처박혀서 컴퓨터 게임만 하면서, 왜 따지는 거지?


듣다 보니 짜증 나서 '엄마가 밥 다 차려주고 집안일 다 하시고 나가는데, 엄마도 엄마 사생활이 있는 건데 뭔 상관이냐. 엄마가 집에 있으면 네가 같이 대화를 하냐 뭘 하냐. 네가 엄마 가장 대우를 해줬냐.'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니 엄마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아무 말 없이 가만있었다. 동생은 '그래도 가장이면 집에 있어야지'라고 하였고 말다툼 끝에 안 좋은 소리가 나가자, 엄마는 늘 그렇듯 나에게 '동생한테 그런 소리 하는 거 아니다.'라고 하였다.


엄마 편을 들어줘도 돌아오는 것은 항상 나에 대한 다그침이었다. 웃긴 것은 본인 대변해서 싸울 때는 가만있는다는 것.


그리고 언젠가부터 엄마는 나에게 돈 많은(조건 좋은) 남자와 결혼하기를 바라였고, 내가 애인이 생겼을 때 돈을 조금이라고 더 쓰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나는 나를 좋아해 주는 마음이 1순위였으나, 엄마는 늘 경제력을 말하였다. 엄마가 우리를 힘들게 키워서 그런 거겠지 하고 이해하려 해도, 마음 한구석 어딘가는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본인은 외가에 도움이 되려고, 당시 금은방을 하던 아버지와 결혼한 것이라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외가에 도움이 되었는지까지는 모르겠으나, 심각한 의처증과 가정폭력으로 본인 자식들까지 힘들게 만들어놓고 자꾸 돈 얘기만 하는 엄마가 너무 싫었다.


어느 날은 지인 언니의 출산 후기를 듣고 중요 부위를 절개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어, 무서워서 절대 아이를 안 낳고 싶다는 말에 엄마는 '원래 다 그런 거다. 그래도 낳아야지. 그걸 누가 말했는데. 그런 건 왜 말해가지고.'라고 하였다.


엄마의 말을 듣고 기가 막혔다. 내가 만약 딸이 있었다면, 장단점을 얘기해 주고 네가 선택하라고 한다던지 아니면 힘드니까 잘 생각해 보라 할 거 같았다.


엄마의 말에 '나를 자식으로서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의문이 점점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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