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이도 Nov 18. 2022

나, 가족 예식 할래

22.7.26

나의 결혼식에 대한 생각을 남자 친구에게 말했다.  

내가 결혼식을 한다는 건 나와 당신의 개인적인 일이었으면 좋겠어.


양 집안의 결합? 이런 건 너무 부담스럽고..

당신과 함께 하겠다는 건 지극히 내 개인적인 선택이며, 내 인생의 너와 함께하고

당신의 주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것이야.

그래서 나와 우리에게 기억 남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어.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결혼한다는 건 충분히 알릴 기회가 많고, 몰라도 어쩔 수 없잖아.


나의 부모님은 부산,

남자 친구의 부모님은 광주

나와 남자 친구는 경기권에 살고 있으니


장소는 서울!

이렇게 먼저 상견례 자리에서 선포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로 나는 거의 재택을 하고 있어서 회사분들 초대가 신경쓰였고

오미크론이 극성인 때라 서울은 변수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서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 로 생각은 이어졌다. 


우리가 온전히 준비하는 결혼이니 부모님을 우리 결혼식에 초대하자.

언니들과 얘기했던 가족들만 하는 가족 예식으로 제주도로 다 같이 여행 어때?

그럼 특별한 시간이 될 거 같아.


말은 거창했지만,

그래도 결혼식은 부모님의 손님 때문에 한다는 주변의 이야기들이 신경 쓰였다.


서울에서 일반 예식장, 스몰웨딩, 직계가족 웨딩...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머리에 그려보았지만,

가족, 친지, 친구들이 이 먼 거리를 우리의 결혼식 때문에 1~2일을 꼬박 써야 한다는 게 왠지 부담스러웠다.  


그럼 가족만 하는 작은 결혼식을 할까?

가족 예식만 한다고 하면 굳이 서울이 아니어도 되고, 각자 부모님이 계신 곳에 한다면 다른 친지, 지인을 모셔야 하는 부담은 여전했다.


그래.. 그럼 완전 제3의 장소 제주?

제주에서 가족 예식은,

언니들과 상견례 전에 결혼은 어디서, 어떻게 할 거냐

얘기를 주고받다가 나왔던 의견 중 하나였다.


제주라면 작은언니가 우리 부모님을 알아서 제압(?)할 듯했고

남자 친구의 어머니는 요즘 집값 걱정에 작게 해도 된다라고 여러 번 말씀 주신 상황이었다.


그래 그럼!

양가에 물어봐서 한 명이라도 싫다고 하고, 친지들을 초대해야 한다면

제주에서 가족 예식은 하지 않는 것으로...라고 생각하며 각자의 집에 전화를 했다.



우리 집엔 작은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나 제주에서 결혼식 할까?

언니들이 대신 금~일요일을 시간을 빼면 할게. 여행도 하고 어때?'

작은언니는 정말 신난 목소리로 엄마는 자기한테 맡겨라며 좋아라 한다.


남자 친구는 옆에서 어머니와 통화 중이다.

아버지는 자기 지인들은 어쩌냐며 싫은 내색이셨지만, 어머니는 너네 좋을 데로 하라고 괜찮다 하신다.


둘은 엥? 너무 쉽게 정해졌네?


그럼 우리 결혼식은 제주에서 직계가족만 모시고 하자!







이전 02화 결혼식 정하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