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특별한 결혼식 만들기
예식을 할 곳에 미리 가봐야 한다는 걸 빙자해서 제주도 여행을 했다.
예식장은 사진에서 보던 거보다
아주 작은 마당이라 몇 걸음에 건널 수 있었다.
대표님과 미팅에서
한쪽 벽면에 영상을 띄울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주시며, 식사시간에 활용해보라고 알려주셨다.
어떤 영상을 만들지??
가족 얘기를 담아야지 고민하던 차에 작은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기가 생각해보니 이승환 옹의 “가족” 음악을 넣어 만들어 오라고 한다.
오케이.
음악은 정했다.
그리고 찾아보니 부모님께 드리는 영상편지도 많다고 하니 인순이의 “아버지”를 한 곡 더 선택.
아까 작은언니 통화하면서 축가는 잘 준비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언니가 가족 예식을 하겠다니 분위기 띄울 겸 축가를 하겠다고 이미 손을 알아서 들었던 터다.
언니는 며칠 째 곡을 고심하더니
노래 연습 중이라고 한다. 정인의 “오르막길”
첫 소절이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 거야~”던데...
축가 맞는 거지...??
작은언니의 축가가 확정되니
남자 친구에게 물어볼 수밖에…
“자긴 축가 안 불러 줄 거예요??”
어쩔 수 없는 신랑의 축가 섭외까지 완료.
식순을 생각해보니 주례 없는 예식이니,
양가 부모님께 덕담 준비도 요청드렸다.
엄마도 덤덤히 알겠노라 해주셨다.
주례 대신 덕담도 완료!
성혼 성언 문도 읽던데 예전엔 주례 선생님들이 “결혼이 성사되었음을 선언”하던 거였다.
우리는 둘을 소개해주신 분에게 맡기기로, 남자 친구의 사촌 형이기도 하니 특별히 직계가족이 아닌 스페셜 손님.
작은 결혼식이지만 이렇게
다를 바 없는 순서의 예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사회자도 필요할 텐데,
일반적으로 신랑 측 친구가 봐주지만, 우리는 형? 형부? 고등학생 조카? 참석하는 가족들 위주로 생각했다.
왜 남자분들만 생각했을까? 남자 친구의 여동생이면 좋을 거 같았다. 한 번 의사를 물어봐 달라고 하니 여동생도 “알았어~해줄게”
완성된 식순과 식순에 참여자들
사회자 : 남자 친구 여동생
주례 : 양가 부모님 덕담
혼인서약서 : 신랑, 신부
성혼 성언 문 : 남자 친구의 사촌 형(두 사람이 만나게 해 준 주선자)
축가 : 작은언니, 남자 친구(신랑)
특별 영상 : 내가 만든 예식 후 식사 시 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