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함께 산다는 것
그것이 결혼이라는 형태인 것
나는 결혼식을 준비하는 기간 내내
반복해서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결혼…?
그래서 결혼식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았지만,
결혼식을 한다는 건 내게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결혼식이 한 개의 점이라면 내가 여태 살아왔던 선을 연결하게 될 거고, 그 점에서부터는 다시 하나의 새로운 선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의 선을 더해 굵어질 수도 엇갈릴 수도 같은 방향일 수 있는 어떤 모양의 선이 그려질까??
첫 번째 자문 :결혼식을 왜 해야 하나..
자답, 둘 만의 기념이 될 만한 하루 남기고 싶으니깐
두 번째 자문 : 결혼식은 어떻게 해야 하나..
자답, 독립된 객체지만 서로 의지하는 내가 만든 가족임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정도
결혼식을 준비하며
내가 싫어하는 것과 현재의 상황들(코로나, 재택, 타지)에 적합한 합의점을 내려 만든 최선의 결과였다.
결혼식을 해보니,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 또한 해보지 않았으면 알지 못했을 것들…
비혼과 기피의 중간쯤 있던 내가
싱글의 삶은 너무 쉽게 마감할 수 있었던 건,
또 모를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볼까라는 호기심과 조금의 여유인 거 같다.
그런 연유로 나에게 결혼하니 어때라고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결혼식이라는 하나의 절차는
졸업식과 입학식을 하루에 하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