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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이도 Nov 27. 2022

작은결혼식D-day

22.11.11 결혼식 준비

밤새 뒤척인건 내가 아닌 남자친구였다.


나는 전날 제주도로 이동하느라 피곤했는지 꿀잠을 잤는데, 나를 일찍 깨우는 걸 보니 잠을 못 잔듯하다.


자기가 나보다 더 긴장하고 있으면서,

이제 유부녀 되기 몇 시간 전인데 기분이 어떠냐고 자꾸 장난 가득한 질문을 한다.


거동이 불편하신 나의 아버지를 위해 미리 렌트카를 픽업해서 공항 주차장에서 차를 전달해야 한다며, 빠른 체크 아웃을 하게 나를 재촉한다. 내 가족을 나보다 더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그가 너무 고맙다.


이른 조식을 야무지게 먹고, 부산 가족들 렌트카 먼저 빌려 제주공항에서 가족들을 맞았다.

광주 가족들도 비슷한 시간에 도착해서 인사 나누고 렌트카 하우스까지 같이 이동해서 타야 할 렌트카까지 확인 완료!


이제 신랑, 신부 우리는 결혼식 준비나 하러 가자!

둘만 제주정원 예식장으로 먼저 가고 양가 가족들은 점심 먹고 오세요~


예식장 근처로 가니 1시간 정도 여유가 생겼다.

지금 밥 든든히 먹기는 나도 남친도 생각이 없다고 하니,  커피에 케익? 좋다 좋아!



기상 예보를 보고 낙담했던거와 달리 비는 오지 않고 약간 흐린 날씨였지만, 11월 치고도 너무 따뜻한 기온이었다.

카페에서 커피 한잔에 창 밖에서 불어 들어오는 살랑거리는 바람 맞으면서 우리처럼 결혼식 당일에 이렇게 여유 부리는 커플도 있을까??


12시까지 예식장에 오라고 해서 갔지만,

아직 식장은 관계자들도 오지 않은 듯, 문이 닫혀있다.

어제 장 봐놨던 술이며 음료수 과자들을 문 앞에 내려 놓았더니 실장님이 오셔서 식장 문을 열어 주셨다.  


아.. 오늘의 우리 결혼식은 어떨까?

이제 막 설레기 시작한다.  


메이크업, 헤어를 담당해 주시는 분들도 곧이어 도착하셔서 식장 2층이 마련된 곳에서 남자친구와 나란히 앉아 메이크업을 받았다.  


그리고 헤어까지 마무리 될 쯤, 혼주 화장을 위해 엄마도 오시고 부산 가족들도 준비해온 옷들을 갈아 입느라 소란스러워졌다.  


어제 저녁에 와서 골라 놓은 소박하고 단정한 드레스가 오늘 자연스러운 헤어, 메이크업과 잘 어울렸다.


식전 가족들과도 한 컷씩 사진도 찍다보니 금방 예식 시간


오후 4시.

제주의 날씨는 따뜻했다.

야외로 마련 해 주셔서 야외 예식을 하는 호사도 누리다니.


양가 어머니 입장~

뒤에 서서 남자친구와 어머니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서로의 모습을 체크했다.  


신랑 신부 입장~

둘이 신나게 입장했다. 엄숙함과 긴장감은 전혀 없이


혼인서약서를 같이 읽고,

소개 시켜주신 분의 성혼성언문을 듣고

남자친구 아버지의 덕담을 듣고

우리 엄마의 덕담도

작은 언니의 축가도

신랑의 축가도

깜짝 손님의 축가도

웃고 감동스러운 순간 순간이었다.


결혼식이 어떻게 진행 될 지 사실 잘 몰랐다.

그런데 막상 예상한 것보다 더더더 좋고 의미가 있었다.

좁은 공간이었지만 작은 마당이 주는 여유가 있었고,

중간에 실수가 있어도 가족들끼리 농담도 던지고 참견도 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식을 마치면서 이렇게 기억날만한 결혼식을 할 수 있게 됨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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